이달초 코엑스에서 9㎡의 공간을 빌린 상수도기자재업체인 A사의 K사장. 참가비는 150만원을 냈으나 주최측으로부터 받은 것은 무료입장권 300장이 전부였다. 그흔한 홍보책자도 받아보지 못했다.그렇다고 바이어나 관람자가 많았던 것도 아니다. K사장은 『외국바이어는 물론이고 국내바이어도 거의 볼 수가 없었다』며 『주관사쪽에서 전시회에 대해 홍보를 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전시회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석재관련제품을 생산하는 B사의 P사장은 부스당 200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부스를 3개나 얻었지만 바이어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P사장은 『참가비를 받았으면 그만큼의 노력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전시효과도 전혀 없이 손해만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체들의 불만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개최된 전시회 대부분은 참가비 명목으로 150~200만원 이상을 참여업체로부터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참가비가 턱없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코엑스의 경우 ㎡당 임대료는 불과 1,080원. 한부스가 보통 9~12㎡라고 가정하면 대략 1만2,000원이고 4일간 계속 전시를 한다고 하더라도 임대료는 5만원이 채 안된다. 참가비가 장소를 임대하는데 드는 비용의 30배가 넘는다는 얘기다. 물론 여기에는 각종 홍보비, 장치비, 부스설치비용등이 포함된다. 그렇다고 하지만 업계는 참가비가 너무 비싸다는 주장이다.
C업체의 한관계자는 『참가비는 부대비용을 포함해도 60~70만원이면 충분한데 200만원이나 받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전시업자나 주최측이 자기 배불리기에 바쁜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참가업체들은 바이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참가비도 비싼 국내전시회에 더이상 매달리기 싫다는 자세다. 해외전시회에 가면 지명도 있고 외국바이어도 많이 찾아오는데 무엇하러 여기에 매달리냐는 것이다.
한관계자는 『앞으로는 바이어도 외면하고 비용만 비싼 국내전시회에는 더이상 관심없고 해외전시회에나 나가 볼 생각』이라며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송영규기자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