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경쟁력이 후진적인 정부정책, 노사불안 등으로 중국ㆍ인도 등 후발개도국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이 4일 발표한 ‘2004년 세계경쟁력 보고서’에서 인구 2,000만명 이상 30개 경제권 중 한국은 지난해 13위에서 15위로 두단계 밀렸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이 이렇게 주춤한 사이 중국 본토와 저장성이 부상해 10위 안에 들었고 인도도 14위로 도약해 한국을 추월했다.
전체 60개 조사대상국가 및 지역경제권을 기준으로 한 순위에서는 지난해 37위에서 올해는 35위로 두단계 상승했고 총 51개국 가운데서는 32위에서 31위로 올라섰다. IMD의 올해 조사는 51개국과 9개 지역경제권을 대상으로 했다.
IMD는 한국이 이나마 중간 순위라도 유지한 것은 초고속통신망 등 정보통신과 기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학교육이 59위를 기록하는 것을 비롯, 노사관계ㆍ금융규제 등의 부문에서는 50위 밖으로 밀렸다.
IMD는 한국이 앞으로 취약한 부문에서 점수를 높이지 않는 한 뚜렷한 순위 상승은 물론 현 순위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IMD는 중국과 동남아 일부 국가들의 경쟁력 상승을 높이 평가했으며 유럽연합(EU)에 새로 편입한 동구권 국가들은 개혁과 성공에 대한 열정이 놀랍다면서 이들에 의해 세계 경쟁력의 지형도가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MD는 이에 따라 개혁과 체질개선을 외면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은 “크게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