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北/쇄신] [사설/8월 17일] 한반도 신평화구상 제의 북한은 외면 말아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과 억류 현대아산 직원 석방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당분간 난기류 해소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8ㆍ15 한반도 신평화구상안에 대한 북측의 반응, 현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순조롭지 못한 면담 과정 등을 보면 관계개선이 쉽게 진전될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밝힌 대북제의에 대해 북한은 아직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훈련과 관련한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의 협박조 담화문은 북한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짐작하게 해준다. 담화문은 이 훈련이 침략전쟁 행위라며 우리식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미 군사훈련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기에 상투적 발언일 수도 있지만 8ㆍ15 대북제의 직후 이렇게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성큼 대화의 길에 나설 것으로 보기 어렵다.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곡절을 겪은 것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현 회장의 방문 요청을 순순히 수용했다. 또 현 회장과 대남전략 책임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만났고 여기서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운영 정상화 방안과 함께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에 대한 의지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 면담이 순조롭지 못했던 것은 북이 우리 제의를 신통치 않게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북이 정말 그런 입장이라면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북한은 핵문제를 내세워 미국과의 양자 협상으로 경제난 타개와 체제유지를 보장 받는 통미봉남 전략을 꾀하고 있지만 이는 오판일 뿐이다. 남북관계의 진전 없이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은 태도를 바꿔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그게 북한이 사는 길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대화참여 유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남북, 북미 간 관계는 핵문제 해결이 선결과제임이 분명하지만 남북대화 및 관계개선이 북한의 6자협상 복귀를 이끄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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