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만족도 조사] 대출 불만도 높은곳 조흥·한빛 순
중소기업 금융거래
중소제조업체들이 주거래은행과의 금융거래시 가장 불만스러운 부문은 조사대상기업의 절반이 넘는 59.1%가 지목한 「대출」이었다.
그 이유로는 「과도한 담보요구(46.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신용조사 불합리(25.6%)」「높은 대출금리(15.4%)」등의 순이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기업(45.8%)에 비해 소기업(63.95)이 대출업무에 대한 불만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거래은행별로는 조흥·한빛 등 대형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에 대한 불만도가 60%를 넘는 것으로 집계돼 비중이 높았다.
이에 비해 신한·한미·하나 등 후발시중은행들과 주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예·적금」에 대한 불만도(23.1%)가 다른 은행 주거래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영업기반이 다소 취약하고 공격적으로 예금을 유치하는 이들 은행의 영업전략적 특성이 거래기업에 대한 과도한 예금권유로 이어져 불만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집중됐던 「대출결정까지 장시간 소요」는 불만사유로 지목한 기업(7.7%)이 많지 않아 최근 은행의 대출업무 프로세스가 개선됐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내용은 상대적으로 다른 업무부문에 비해 「대출」에 불만이 있음을 드러낸 것일 뿐, 중소제조업체들이 주거래은행과의 금융거래 전반에 대해 느끼고 있는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조사대상기업들은 주거래은행과의 금융거래에 대해 만족한다(매우만족·대체로 만족)는 응답이 66.4%에 달했으며 불만스럽다(대체로 불만·매우 불만)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기업의 만족도(74.3%)가 소기업의 만족도(63.3%)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은행별로는 국민·기업·외환·산업은행 등과 주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의 만족도가 전체적으로 70%를 웃돌았다.
이처럼 중소제조업체들이 주거래은행과의 금융거래에 만족하고 있는 것은 최근의 금융환경 변화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97년 말 외환위기가 시작되면서 대기업들이 줄줄이 퇴출되면서 은행들은 부실한 대기업과의 거래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을 목표시장으로 설정한 「미들마켓」공략에 앞다투어 나섰다.
우수한 중소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업무체계를 개선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중소제조업체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것. 비교시점 조사결과가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2~3년새 은행들이 중소업체를 우대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은 여러 측면에서 관측되고 있으며, 그러한 분위기가 이번 조사에 투영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주거래은행과의 금융거래시 불편한 점으로는 「업무처리시간의 지연(39.5%)」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앞의 불만도 조사와 중복되긴 하지만 「과도한 예금권유(16.8%)」가 뒤를 이었다.
주거래 은행별로는 산업은행·농협 등 특수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이 「업무처리시간의 지연」외에 「직원의 능력·자질 부족」을 불편사항으로 꼽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우량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 등의 거래기업들은 「과도한 예금권유」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례가 더 많았다.
성화용기자
입력시간 2000/10/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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