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의 신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8년간 한국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폐경 전 여성의 수면시간이 짧을 경우 고혈압 발병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폐경 전 여성이 5시간 미만의 수면을 하는 경우 5~7시간 수면을 하는 사람에 비해 2.4배 높은 고혈압 발생률을 보였다. 특히 특정 유전자(JMJD2A∙LRRC7∙THSD4∙MYO1D의 유전자들의 단일염기다형)를 가진 경우에는 고혈압 발생률이 5~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유전자형과 수면시간이 고혈압 발병률과의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짧은 수면시간, 수면장애, 코골이 등이 고혈압에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폐경 전 여성의 짧은 수면 시간과 특정 유전자가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유전자를 지닌 폐경 전 여성들에게서 수면시간에 따라 고혈압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수면시간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유전자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맞춤형 치료 및 예방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또 "수면장애에 따른 고혈압은 비만∙심혈관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많은 질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