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문화산책] 벌써10년…

심양보 <자유여행사 사장>

지난해쯤엔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던 ‘벌써 1년…’이란 가요가 스며들 듯 떠오른다. 좌충우돌하며 훌쩍 지나버린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지난 94년 6월25일 창립한 자유여행사는 이제 10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여행업이라는 취약한 분야에서 10살의 나이를 먹었다는 것 자체로도 뿌듯하다. 뒤돌아보지 않고 세차게 달려오다 보니 생채기도 나고 피곤하기도 하다. 같이 달렸던 동료들이 많이 넘어지고 포기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달려갈 것이다. 여타 업종이라고 위기가 없을 리는 없지만 여행업은 아주 사소한 사회적 변화나 자연재해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늘 신경써야 한다. 선거라도 한번 하려 하면 ‘투표 안하고 여행 간다’ 하고 과소비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해외여행 문제다. 여행자유화가 된 지 벌써 십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외여행은 번번이 시빗거리의 단골메뉴가 된다. 그런 가운데 이제 여행업이 서서히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고 열악한 환경에서 허덕이던 때를 지나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가는 업체들도 하나둘 늘고 있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쾌독파차(快犢破車)’라고 했다. 어렸을 때의 성품이나 소행만으로 어떤 사람의 장래를 속단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여행자유화가 되기 전에는 여행사 하나 차리면 떼부자가 될 것 같았지만 여행자유화가 되면서 하나 둘씩 무너졌고, IMF사태가 터지면서 여행사는 모두 문닫을 듯했만 자유여행사처럼 우직하게 버틴 곳도 있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활황을 맞는 듯하다가 사스와 조류독감 등으로 철퇴를 맞기도 하는 등 여행업의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기에 준비에 준비를 더하는 모습을 견지해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자유여행사가 현재 여행업계의 수위를 다투고 있는 위치라고 하지만 형세가 뒤집히는 것 또한 한 순간일 테니 말이다. 본사는 이번에 마카오항공(AIR MACAU)과 총판대리점(GSA)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이득을 보든 손해를 보든 끈질기게 새로운 여행지 개척을 위해 전세기를 띄웠던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 자평해본다. 토마스쿡이나 칼슨왜곤리 등 세계 유수의 여행사들은 자신들만의 항공사와 호텔을 가지고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제 본사도 GSA를 통해 작지만 항공사의 모습을 갖춰가면서 세계 유수 여행사와 경쟁대열에 합류해보고자 한다. 이제 10살을 먹은 만큼 10년 앞을 내다보면서 직원들을 위한 텐텐(10-10ㆍ10년 근무시 10억원 재산 형성)전략도 수립할 작정이다. 비록 미래는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철저한 준비를 통해 사원들과 같이 잘살 수 있고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여행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20살을 맞이하는 미래의 어느 날에는 ‘벌써 20년…’이라며 즐겁게 추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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