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캐피탈, MBK와 결별 … HK저축은행 완전 손뗀다

PF대출 취급·배당문제서 이견… HK지분 전량 MBK에 넘길 듯

HK저축銀-부산HK 내달 합병


현대캐피탈이 HK저축은행 1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의 관계를 8년 만에 정리한다. 그동안 수익성과 건전성 사이에서 두 거물급 회사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이에 따라 결별 수순은 필연적인 일이었다는 지적이다. 현대캐피탈로서는 HK저축은행과의 연도 동시에 끝내게 됐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이 계열사 부산HK저축은행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한 가운데 현대캐피탈은 이달 초 HK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현대캐피탈은 HK의 지분을 19.99% 갖고 있는 2대 주주로 주식 전량을 MBK(에슐론) 측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HK는 6월 결산 세후 당기순이익 200억원 이상이 예상돼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여신전문금융업법 체계 개편안 발표로 캐피털사의 신용 대출 제한 규제(총자산의 10~20%)가 생겨 신용대출 취급을 다량 하는 HK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캐피탈은 굳이 HK를 털고 나갈 심산이다.


이유는 무엇보다 MBK와의 좁혀지지 않는 경영 철학의 차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고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금융회사와 수익성을 갈구하는 사모펀드의 경영 방침이 너무 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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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취급과 배당 문제에서 이견이 갈렸다는 후문이다.

MBK 측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순익을 많이 낼 수 있는 PF대출 취급을 주장해왔지만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극구 반대 의사를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HK 측은 지난해 친애저축은행에 소비자대출채권 1,736억원을 매각하고 프리미엄 10%를 얹어 받았다. 실수령은 120억원대로 채권매각 덕분에 순손실에서 벗어나게 됐으며 80억원 상당의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업계 환경이 어려운 마당에 배당 얘기가 나오자 금융 당국에서 검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사모펀드에 비해 당국 눈치를 상대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현대캐피탈이 이 부분에서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이유로 현대캐피탈은 앞선 지난해 8월 파견 나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복귀하도록 지시했다. MBK의 행보가 불편하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앞선 4월에는 김병주(MBK파트너스 회장) 이사와 현대캐피탈 파견 사외이사가 사임하기도 했다. 올해 3월 기준 이사회위원을 제외하고 임직원으로 재직하는 현대캐피탈 직원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캐피탈과 MBK는 2006년 1,174억원을 들여 HK(옛 한솔저축은행) 지분을 함께 인수해 한 배를 타게 됐다. 하지만 이번 주식반대매수권 청구로 MBK가 매수청구 행사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1주 5,031원, 약 251억원)을 현대캐피탈에 지급해야 해 8년 만의 질긴 인연을 끝내게 됐다. HK와 부산HK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오는 9월22일 최종 합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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