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문 후보로의 단일화를 예상하고 있었던데다 앞으로 안 후보의 지지층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구태정치’로 규정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날 안 후보의 사퇴 소식을 들은 후 특별한 반응 없이 침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았다가 비행기편으로 서울에 돌아온 후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새로운 정치를 표방했던 안 후보의 후보 중도 사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정치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노력이 민주당의 노회한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문 후보는 그동안 ‘통 큰 형님’ 운운하면서도 이른바 단일화 협상에서 유불리를 따지며 안 후보를 궁지로 몰았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를 ‘희생자’로 규정하며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 집중한 것이다.
조해진 선대위 대변인도 “여론조사 방식으로는 (단일화) 합의가 되지 않으니 한 사람이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안 후보의 일방적인 사퇴 선언”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안 후보가) 마음을 비워서 흔쾌하고 기쁜 마음이라기보다 사퇴를 강요당한 듯한 분위기였다”며 “안 후보의 아름다운 양보일 수는 있어도 아름다운 단일화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기승 공보위원은 “국민들의 새 정치를 향한 기대가 소멸되도록 끌고 간 문 후보한테 안 후보가 꺾인 것”이라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들은 안 후보의 사퇴 선언이 발표된 직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원래 예정된 회의가 있으니 이 자리에서 의견을 나눠보고 나중에 정리해서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긴급회의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층을 박 후보 쪽으로 모을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안 후보 지지층 가운데 부동층이나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던 유권자층, 정치에 근본적 변화를 바라는 계층 등의 여론을 우리 쪽에서 흡수하도록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TK 지역의 시장을 잇따라 3군데 방문하는 등 지지층 다지기에 나섰다. 이에 앞서 이날 연평도 포격 사건 2주기를 맞아 경북 안동시 남부동 ‘안동 문화의 거리’에 마련된 추모 분향소를 찾아 “북방한계선(NLL)은 우리 안보와 직결된 서해의 생명선”이라며 “NLL이 없다면 우리의 안보도, 연평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