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동안 골프 중계만 봤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5년 차 이민영(23·한화)은 지난해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뒤 기록이 없다. 2015시즌 첫 대회를 6위로 기분 좋게 마쳤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신장암 때문이었다. 올 3월 유럽 투어 대회에 나가려다 배가 아파 포기했는데 검사 결과 암이었다. 다행히 1기였지만 20대 초반의 건강한 운동선수로서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괴로웠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이민영의 복귀전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이민영은 2013시즌 1승, 지난 시즌 2승을 올린 강자다. 지난해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으로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도 따냈다. 하지만 하와이행 비행기 대신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이민영은 12일 "그동안 국내 남녀 투어는 물론이고 미국·유럽 투어까지 모조리 TV로 챙겨봤다. 집에 있으니 몸이 너무 근질근질했다"며 웃었다. 3월31일 받은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최근 더 이상 추가치료가 필요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투어 복귀는 7월 이후가 좋겠다고 했지만 이민영은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클럽을 잡고 연습한 것은 1주일 정도밖에 안 됐어요. 처음에는 임팩트도 안 되고 스피드도 안 나오고 어색하기만 했는데 그래도 좋았죠."
잘 알려졌듯 암은 완치를 말하기 어려운 병이다. 대회 기간 매일 18홀을 걷고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게 몸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민영은 "식단 조절 잘하고 최대한 몸을 아끼며 투어를 뛸 계획"이라며 "5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평생 조심하면서 살라는 뜻으로 알고 생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