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도입 수용 대신 유예기간 달라" 케이블TV업계 'KCTA전시회 & 컨퍼런스'서 전향적 입장 밝혀100Mbps급 '닥시스 3.0'등 갖출 준비시간 필요막대한 디지털 전환 투자 비용이 과제로 떠올라 제주=정승량 기자 schung@sed.co.kr 관련기사 "IPTV도입 가속도 붙나" 촉각 "IPTV도입 수용 대신 유예기간 달라" “인터넷 대세를 인정한다. 다만 케이블TV가 대응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달라.”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렸던 `KCTA 전시회&콘퍼런스 2007'에서 케이블TV업계가 호소한 메시지는 이랬다. 융합, 개방, 디지털화라는 변화를 거역할 뜻이 없으며, 다만 일정정도 준비기간만 주면 KT 등 거대통신회사가 추진중인 IPTV(인터넷TV)도 적극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움직임은 주요 인물들의 입이나, 장비전시회에 나왔던 각종 케이블TV용 기술들에서 그대로 읽혀졌다. ◇‘TV도 All-IP로 간다. VOD, PVR도 대세’=올 이 행사에서 보여준 케이블TV 장비시장의 주요테마는 케이블TV망(HFC)을 활용해 통신사와 대등한 인터넷속도 경쟁이 가능한 ‘닥시스(DOCSIS 3.0)기술’과 ‘SDV(Switched Digital Video)솔루션’이다. 시스코 시스템즈, 모토로라 등 굴지의 장비업체들은 인터넷 하향 최고속도 140Mbps가 가능한 케이블TV 분야의 인터넷 기술인 닥시스3.0을 지원하는 솔루션과 장비들을 대거 선보여, 케이블TV의 미래전략을 엿보게 했다. 닥시스 3.0은 현 통신사업자망(FTTH)과 맞먹는 100Mbps급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토록 해주는 케이블TV망(HFC)의 모뎀표준.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방송과 인터넷, 인터넷전화’까지 묶는 팩키지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줄 핵심무기다. 케이블TV의 이런 움직임은 정부정책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정보통신부는 주소자원이 고갈된 IPv4대신 2013년까지 무한대의 인터넷주소부여가 가능한 IPv6도입을 완료, 모든 사물에까지 인터넷주소를 부여하겠다는 목표를 진행중이다. 이 경우 모든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묶여지게 된다. 또 다른 기술인 SDV는 케이블TV 시청자들이 수백개의 채널 중 30% 가량만 집중 시청하는데 착안, 남은 대역폭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Vedeo On Demand), 초고속인터넷 등 부가서비스나 광고로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해줄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포털처럼 중앙서버를 통해 제공되는 VOD나 PVR(Personal Vedeo Recordeㆍ셋톱박스나 서버의 하드디스크를 통해 정보를 기록해 재생하는 장치)도 케이블TV 업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됐다. 예컨대 캐스트이즈(CASTIS)는 가정내 셋톱박스가 아닌 방송사업자가 운영하는 중앙서버에서 자유롭게 시청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새 PVR형태를 선보였다. 방송사는 VOD 시청자를 겨냥,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시에 귀가한 시청자가 KBS 9시 뉴스를 케이블TV 방송사 서버에서 불러내 볼 수 있지만 중간중간 광고를 봐야 되는 셈이다. ◇‘IPTV도입 원칙 찬성, 다만 유예기간을 달라’=그간 IPTV 도입에 무조건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했던 케이블TV업계가 매우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들도 나왔다. 그간 케이블 SO를 대표하는 발언을 해왔던 이덕선 큐릭스 사장은 “IPTV 도입은 원론적 찬성이지만 케이블TV업체들이 준비할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KT의 경우 직접진출이 아닌 자(子)회사를 통해 간접 진출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차원의 대책들도 우호적이다. 이영미 방송위원회 정책2부장은 CJ미디어, 온미디어 등 MPP(채널을 2개이상 운영중인PP)규제완화와 관련, “규제완화는 위원회가 갖고 있는 큰 원칙과 시각”이라고 밝혀 케이블TV시장에 대해 많은 규제완화대책을 강구중임을 시사했다. 사실 인터넷이라는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위기의 메시지는 개막 첫날 초청연사로 나왔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기조연설부터 시작됐다. 불성실하게 강연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디지털시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미디어 미래’라는 주제를 놓고 줄곧 케이블TV의 변신을 주문해다. 그는 “마차가 자동차로 대체되고 카세트 테이프가 CD로 대체됐듯이 기술발달은 항상 기존 세력에게 많은 도전과제를 던져왔고 집안에서 보던 TV시대는 갔으며 현대는 인터넷 시대고 아직도 초창기에 불과하다”며 새 기술출현에 걸맞는 케이블TV업체들의 변신을 독려했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찮은 것 같다. 케이블TV업체들이 이런 변신을 위해서는 디지털전환이 1차 과제인데 그들이 이런 막대한 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변수다. 박주하 휴맥스 상무는 “디지털 셋톱박스 1대 공급가 20만원을 가정할 때 100만가입자를 디지털로 전환하는데도 당장 2,000억원이 소요된다”며 막대한 투자비용 해결이 선결돼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7/06/17 1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