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 원장은 23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폐막된 전경련 국제자문단 4차회의에 참석, 주제발표를 통해 대규모 사업교환(빅딜), 부채비율 감축 등 재벌개혁정책을 정면비판했다.「한국의 기업,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진행된 이 날 비공개회의에서 左원장은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재벌개혁은 근본원인을 치유하기 보다는 경제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빅딜은 과잉투자를 해소하고 산업경쟁력을 제고할 목적으로 시행됐으나 기업 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으며 정부의 경제력 집중 억제책에도 상반돼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左원장은 또 연내 부채비율 200%이내 감축정책에 대해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고 서로 다른 경영전략을 가진 재벌에 대해 똑같은 목표와 기한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현명한 개혁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중요법적인 구조개혁보다는 시장압력을 증가시켜 기업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규칙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면서 자유주의 철학자 하이에크를 인용, 『정부는 정원수의 성장환경을 잘 조성해주는 정원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