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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도시재생의 길을 찾다] <3> 대표 공공모델 만들자

민간자본 투자활성화 유도… 도시재생 정착 구심점으로

서울 창신·숭인동, 주거·상업지역 결합한 '복합재생' 추진

국비 투입 등 공공성 가미… 향후 성과따라 사업성패 갈라

창신 숭인 도시재생 지역 전경.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에서 내려 북동쪽 지역으로 5분여만 들어가면 실핏줄 같은 골목길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그 골목길을 원단과 의류를 실은 오토바이가 하루종일 누비고 있다. 한국 봉제산업의 산실로 불리는 창신1~3동, 숭인1동이다. 이 지역에는 봉제공장 3,000여개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면적은 축구장 110개인 83만여㎡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현재 공공의 예산 및 인력 지원을 통한 한국형 도시재생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공공성이 가미된 한국형 도시재생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다.


◇주거·산업 동시 재생 꾀하는 창신·숭인=창신·숭인은 정부가 지난 2014년 선정한 도시재생 선도지역 13곳 중 한 곳이다. 당시 국토부는 이곳을 쇠퇴한 주거·상업지역을 재생하기 위한 '근린재생형'으로 선정했다. 그 이후 서울시에서는 이곳을 '서울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중복 지정했다. 한마디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 두 기관의 공공성이 결합돼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비와 시비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예산이 오는 2017년까지 투여된다. 목표는 단순히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봉제산업을 되살리는 한편 관광지로 거듭나도록 하는 복합재생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은 계획수립 단계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스터플랜은 다 수립됐으며 앵커시설을 조성할 곳의 매입과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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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창신·숭인은 주거재생과 산업재생이 결합 된 독특하고 중요한 지역"이라며 "가시적 성과와 효과는 3~6년이 지나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짧게는 2017년에 이곳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한국형 도시재생 모델 확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성북구 삼선동 1가 장수마을도 주거환경관리사업과 주택개량사업 등 두 가지 공공모델이 결합 돼 도시재생이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 활동 중인 마을기업 박학룡 동네목수 대표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재생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현재는 주택개량사업의 추가 실행과 함께 주민들과의 사회경제적 재생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재생 공공모델 나와야 민간 자본 본격 유입=일본의 대표적 도시재생 모델인 롯폰기 힐스는 기부채납을 통한 용적률 상향 등 과감한 규제 완화가 밑바탕이 됐다. 반면 우리는 용산 재개발 등 여러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민간 기업 특혜 등 여러 이유로 무산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아직 도시재생의 구체적인 선례가 없는 것이 주요 이유다. 외국 사례만 보고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에서 참고할 대표적 도시재생 모델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주도한 제대로 된 '공공 도시재생 모델'이 나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일본 등 선진국도 도시재생 첫 출발은 공공이다. 공공기관이 주체가 돼 모델을 만들고 이후 민간 자본이 유입되는 구조다.

한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형 도시재생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공공성이 가미된 도시재생 모델'이 나와야 한다"며 "그래야만 민간 자본도 도시재생에 들어오고 이렇게 되면 다양한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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