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한통 정부지분 14.7% 매각
시장향방 가름 대기업 참여 관심
이달 중 국내 통신서비스 산업의 지각변동을 위한 전주곡이 연출된다.
정부는 오는 6ㆍ7일 이틀간 5,097만주(14.7%)의 한국통신 주식을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매각한다. 한통 입찰 예정가는 오는 5일까지의 30일간 가중주가평균과 함께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고려해 산정된다.
현재로서는 7만5,000원선을 전후로 입찰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통 주식이 장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큼 입찰가가 장내 가격을 크게 웃돌기는 어렵다.
한통 주식 입찰에는 주로 기업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신청한도가 최저 1,000주, 최고 1,734만주(5%)로 정해져 자금력이 제한적인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삼성, LG, SK, 포철, 롯데 등 높은 유동성을 확보한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이들을 제외하곤 한통 주식을 매입할 여력을 갖춘 업체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공식적으로는 한통 주식 입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우선 한통의 동일인 지분한도가 15%에 그쳐 입찰에 참여할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높은 배당수익이 기대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증시 관계자들은 지난해 민영화를 마무리한 포철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포철은 민영화 완료와 함께 동일인 소유지분한도를 폐지했다. 자금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통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한통은 동일인 지분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변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입찰 결과는 앞으로 통신서비스 산업의 향방을 가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해외 매각도 급류를 탈 전망이다. 이미 한통은 3개 외국기업과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한 뒤 투자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상철 사장이 8일 미국을 방문, 외국통신사 및 투자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지분매각 협상을 벌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이사장은 한통프리텔 사장이던 지난 98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을 직접 찾아가 1시간의 단독 면담끝에 2,500억원의 외자유치을 이끌어 냈다.
따라서 이사장의 뛰어난 협상능력과 외국통신업체들의 국내 통신시장 진출의지가 높은 점으로 볼때 15% 해외매각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 등 경제적 변수들로 인해 외국기업과 주식가격에 이견이 커질 경우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정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