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하반기 강경투쟁 모드로 돌아선다. 특히 민노총 산하 노조들이 9월 중 잇따라 신임 집행부를 구성할 예정이어서 하반기 투쟁과 맞물려 강성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최근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개최, 하반기 투쟁계획안을 결정했다. 한국노총은 이 회의에서 내년 시행 예정인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가 노동운동의 사활이 걸린 현안으로 보고 복수노조는 교섭창구의 강제적 단일화 반대, 전임자 임금지급은 노사자율 결정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총 본부, 연맹, 지역본부에 투쟁상황실을 설치해 투쟁을 전개하고 정부안이 일방적으로 국회에 상정될 것에 대비해 정치권을 압박하는 정치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특히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12월에는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 및 총파업 선언을 불사하는 등 대정부 전면 투쟁을 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 정권 불신임 투쟁을 추진키로 하는 등 강도 높은 하반기 투쟁계획을 논의했다. 중집위는 핵심투쟁 의제로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개정 저지 ▦노조말살 공세 분쇄 및 노조법 개정 저지 ▦공공성 말살정책 분쇄 및 사회공공성 강화를 설정했으며 11월초까지 국정기조를 심판하는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11월4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 뒤 11월말부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이승철 민노총 대변인은 “그동안 총연맹 차원에서 반노동자 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며 “반 이명박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정당, 시민사회 단체들과 연대해 투쟁의 강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속노조를 비롯한 민노총 산하 노조들은 9월에 신임 집행부 구성이 예정돼있어 선거 운동 과정에서 강경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음달 21일로 선거가 예정돼있는 금속노조는 현재 계파간에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 선정을 놓고 저울질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갑득 위원장은 이미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기존에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던 박유기 전 현대차 지부장이 사법처리로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누가 출마할 지는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다. 지난 6월 임단협 기간 중 지부장의 사퇴로 2개월 넘게 지도부가 공석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내달 15일 지부장 선거를 실시한다. 기업지부 해소 문제로 금속노조와 각을 세워온 현대차지부는 이번 선거는 일단 현행 체제 대로 기업지부장을 뽑고 10월 1일부터 금속노조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이밖에 임금인상과 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사측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예정대로 내달 2일 새 지회장을 뽑는 선거를 실시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금속노조의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온건세력으로 평가받던 정갑득 위원장 체제 이후 강경세력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있으며 산하 노조들도 선거 과정에서 강경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며 “노사민정 대타협 등으로 그나마 조용하던 노동정국이 하반기에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