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업종 Inner View] 시계, 디자인 가격 앞세워 美 공략 나선다

한미FTA 통과땐 가격 경쟁력 크게 높아져<br>중저가 시장서 홍콩산과 동등하게 경쟁 할 만<br>쥬얼리시계는 중동등서 최고급 브랜드 대접


시계, 디자인 가격 앞세워 美 공략 나선다 [업종 Inner View] 한미FTA 통과땐 가격 경쟁력 크게 높아져중저가 시장서 홍콩산과 동등하게 경쟁 할 만쥬얼리시계는 중동등서 최고급 브랜드 대접 이연선 기자 bluedash@sed.co.kr 해외 명품시계와 중국산 저가시계로 인해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던 국내 시계업계가 올들어 수출시장 다변화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중동, 러시아에 이어 미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안에 우리나라와 미국 국회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통과될 경우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미국시장을 주도했던 홍콩 시계와 동등하게 경쟁해볼 만 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000년대 들어 수출입 역전=66년 괘종시계조립으로 시작된 국내 시계산업은 90년대 말까지 낮은 임금과 부품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외화벌이를 톡톡히 했다. 81년에 처음으로 수출 2억 달러를 돌파한 후 97년에는 터키, 두바이 등 중동지역 수출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고 수출액인 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유럽에는 브랜드가 밀리면서 수출과 수입은 역전됐다. 2006년 말 기준으로 수출은 1억6,000만 달러, 수입은 2억2,600만 달러. 한창 때와 비교하면 수출은 절반이 줄어든 반면 수입은 배로 늘어난 것이다. 현재 국내 시계제조회사는 약 200여 개. 국내시장규모는 1조원 수준이다.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 볼 때 한국 시계는 품질면에서 일본, 유럽과 동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곤 하나, 디자인과 브랜드는 두 지역을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에 안주했던 결과다. ◇중국산을 뛰어넘는 힘은 디자인=국내 시계업계는 2000년대부터 노동력이 저렴한 중국에 해외공장을 짓고, 수입국으로 직수출하는 등 원가절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로만손이 2004년 북한 개성공단 행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재 해외공장에서 생산돼 현지에서 바로 수출되는 시계는 국내에서 생산, 수출되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또 쥬얼리시계 등 패션시계의 전세계적인 유행은 국내 시계가 중국산을 능가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쥬얼리시계는 홍콩보다 한국이 훨씬 세련되고 예쁘다’는 평을 받으며 해외시장이 다시 한국시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좋은 성과도 잇따라 나와 로만손 같은 경우 중동과 터키, 러시아 등 주요 수출국에서 이미 최고급 명품 브랜드 대접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제조한 쥬얼리시계는 한눈에 봐도 디자인이 엉성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며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도 임금과 자재 값이 많이 올라 가격경쟁력까지 현저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을 뚫어라=올해 업계의 최대 화두는 미국 시장이다. 국회에 계류중인 한미FTA 법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높고, 지난해 말 중소기업청이 2012년까지 중소기업 수출 2,000억원 달성을 위해 시계를 31개 글로벌 전략품목 중 하나로 선정,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계업계 입장에서 미국은 홍콩, 일본, 러시아, 아랍에미레이트(UAE), 중국, 사우디 등에 이은 6번째 수출 시장. 미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시계업체들은 정부의 마케팅비 지원을 지렛대 삼아 월마트 등 미국 아웃렛스토어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미국시장은 가격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넘보지도 못했지만, 만약 아웃렛스토어 입성에 성공한다면 고가시장은 아니더라도 중저가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가격경쟁력 확보와 해외시장 다변화와 함께 업계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숙제도 있다. 무브먼트 등 시계의 핵심부품을 여전히 스위스나 일본 등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 증가가 다시 수입 증가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위스 가면 시계시장 흐름 한눈에"유럽 최대 박람회 '바젤 월드' 매년 4월 개최 세계 시계시장의 흐름을 읽기 위해선 매년 4월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시계 박람회 '바젤 월드(Basel World)'에 가면 된다. 올해 36회를 맞아 다음달 4일 개최되는 제36회 '바젤 월드 2008'에는 국내업체 가운데 로만손, 아동산업, SWC, 오리엔트, 에코시계, 스타일리시피플, 세도나 등 12개 회사가 참가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시계시장에서의 유행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 우선 심플한 손목시계 모습에서 벗어나 큐빅 등 보석이 박힌 화려한 패션시계가 젊은 여성 층을 중심으로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둘째, 시계밴드나 몸체에 세라믹 등 피부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 다양한 친환경 신소재를 적용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셋째, 다양한 기능을 가진 스포츠시계는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이어지고 있다. 김대붕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 이사는 "특히 보석을 많이 쓰는 것은 롤렉스, 까르띠에, 불가리, 오메가 등 명품까지 일반화되고 있으며 여성시계에 이어 남성시계까지도 확대되는 추세"라며 "이제 단순하게 생긴 일반시계로는 승산이 없어 바이어가 주문을 아예 쥬얼리패션시계로 주문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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