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디지털 해적행위가 시장을 창출한다

■ 디지털 해적들의 상상력이 돈을 만든다, 매트 메이슨 지음, 살림비즈 펴냄


음반 한장 발매하지 않은 미국 래퍼 ‘피프티센트’는 인터넷으로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마크 에코는 인터넷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패션과 접목해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다. 인터넷이 바꾼 디지털 비즈니스의 한 장면이다. 웹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해적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페인트와 스피커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길거리의 해적들은 이제 월드와이드 웹을 통해 기업의 통제력을 벗어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온라인에서 도용하거나 해적판 DVD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이들은 거리낌이 없다. 기성세대의 잣대로 보면 젊은이들이 한때 저지르는 하잘 것 없는 장난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해적들은 디지털 시대에 부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런던에서 해적 라디오 DJ를 운영하면서 비영리 미디어 기업인 위디아를 창설한 저자는 디지털 해적들의 상상력이 부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한다. 재산권 보호와 혁신이 딜레마에 봉착한 오늘날 저자는 해적행위의 옹호를 넘어 해적 행위를 권장하기까지 한다. 해적행위가 결과적으로 시장 창출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여기서 나온 결과물은 더 나은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은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디지털 해적들의 블루오션 개척 사례를 소개하면서 진정한 기술혁신의 의미를 강조한다. 저자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수정돼야 하며 기업들은 해적들과 협력하거나 지속적인 경쟁을 고민해야 할 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현재의 지적재산권 체계는 창조력을 권장하는 대신 시장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독점 재산권을 행하는 국가나 기업은 시장 경쟁에서 점차적으로 도태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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