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가격`보다는 `기간`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증시가 전반적인 약세 기조에 돌입하면서 상승추세 대에서 이탈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불과 5.67포인트(0.79%) 떨어진 704.14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번 상승랠리를 주도했던 삼성전자는 이미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이틀째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장세 안정감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급격한 가격조정을 거치면서 급락할 가능성보다는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횡보하는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날 지수가 약세를 보였지만 종목별로 `순환매`가 활발했던 것도 기간조정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지난 3개월간 휴식기를 거친 건설업종과 보험업종이 오름세를 보인 것이 이를 반증한다.
따라서 당분간 조정을 거친 종목을 중심으로 `치고 빠지는 매매`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외종목 길목지키기`식 단기매매가 유효해 보인다.
◇갈수록 뚜렷해 지는 조정국면의 징후들=종합주가지수는 이 달 들어 하루 걸러 오르 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꾸준히 떨어져 지수대가 720선에서 700선대로 낮아졌다.
또 지난 6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20일선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5일선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다음주 초 5일선과 20일선 간 데드크로스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사흘째 이어져 기술적인 여건이 악화된 점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거래량 역시 조정국면이 길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에 하루 평균 5억4,589만주대를 보였던 거래량은 이 달 들어 4억5,000만주 안팎까지 떨어졌다.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자 각 투자 주체들이 매매를 자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가격보다 기간조정 가능성 높아=하지만 조정의 양상은 종합주가지수 급락을 수반하는 가격 조정보다는 4개월 상승에 따른 휴식기를 거치는 기간조정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도공세를 펼치면서 순매도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다른 업종에서 저평가된 종목에 대한 매수를 평행해 소폭이지만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및 아시아 증시의 동반 약세에 따른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하고 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휴가철과 미국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이틀째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외주 길목 지키기=전문가들은 당분간 종합주가지수의 하향 횡보국면을 틈타 종목별 순환매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보험업종과 건설업종은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각각 1.93%, 0.89%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보험업종은 지난 6월5일 업종지수 4,706.13포인트로 고점을 형성한 후 지속적인 조정을 보여 지난 4일에는 4,197.15포인트까지 하락한 바 있다. 건설주 역시 5월말이후 조정권에 머물렀던 업종이다.
시장의 중심축이 대형주보다는 중ㆍ소형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조정장세를 의식한 매매흐름으로 보인다. 이날 대형주지수는 0.80% 하락했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0.30%, 0.20% 상승 대조를 이뤘다.
최성호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종합주가지수와 연동돼 상승세를 보였던 종목군이 조정권에 진입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과 종목으로 빠른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