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을 노리는 곳은 '다음카카오·한국금융지주·국민은행' 컨소시엄과 '인터파크·NH투자증권·SK텔레콤·IBK기업은행' '교보생명·KT·우리은행', 벤처기업 연합체 '500V' 등 4곳이다.
이 중 현재 가장 심하게 난항을 겪고 있는 곳은 교보생명·KT·우리은행 컨소시엄이다. 은행업 진출에 대한 숙원을 품고 있는 교보생명이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KT와 의기투합해 일찌감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경영 주도권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지향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기는커녕 최근 들어서는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KT 간 상호 의견 수렴이 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보생명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은행업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려는 데 반해 KT는 정보기술(IT)이 가미된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보고 있어 의견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경영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양사 모두 더 확고해져 최악의 경우 양사가 갈라서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교보생명의 손을 놓더라도 우리은행과는 함께하면서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교보생명·우리은행 컨소시엄의 운명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교보생명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역시 아직까지 참여업체 간 지분 배분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또 이날 손해보험 업계 '빅4' 중 한 곳인 현대해상까지 인터파크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금융당국에 제출할 사업계획서를 완성하기까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지분 문제의 경우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SK텔레콤과 GS홈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이 공동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참여업체가 많은 만큼 의견 조율 절차가 복잡한 반면 여러 분야의 업체가 함께하는 만큼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사업의 혁신성 부문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NH투자증권·IBK기업은행·SK텔레콤을 비롯해 GS홈쇼핑·NHN엔터테인먼트·옐로금융그룹·웰컴저축은행 등이 합류를 확정한 상태다.
한편 금융당국은 9월30일부터 10월1일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일괄 접수한 후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자본금 규모, 주주 구성 계획,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및 물적설비 등의 부문을 중점 심사해 12월께 예비인가를 의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