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의사업] 수의도 이젠 패션을 생각한다

「이제는 양지로 나간다.」골목길 한쪽 구석에 회색과 검정색 일색의 간판을 달고 스산한 느낌마저 들게 했던 장례관련 사업들이 양지에 모습을 드러내며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의에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고 패션매장 못지 않은 인테리어로 단장한 매장이 당당히 대로변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납골묘 프랜차이즈 사업체도 생겨났다. 장의문화를 세상에 드러내놓고 햇볕을 보게 하겠다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나선 대표적인 업체는 조요한장연·조양장례토탈서비스·㈜코마스. 조요한장연(대표 조성완)은 처음으로 수의와 기능은 같으면서 가격이 싼 한지수의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던 장례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수의에 하늘로 돌아간다는 뜻의 「귀천」이라는 브랜드를 달았다. 누가 만들었는지를 제품에 표기하는 생산자 실명제도 도입했다. 조성완사장은 『대부분 망자에게 실례가 된다는 생각으로 수의 가격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며 『이 점을 이용해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 받고 합성섬유나 중국산 원단으로 국산으로 속이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曺사장은 『수의도 일반상품처럼 유통질서가 투명해져야 가격거품이 사라진다』며 『브랜드를 만들고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요한장연은 주변에서 쉽게 수의를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약국을 판매망으로 활용하고 있다. 친근함과 신뢰감을 주는 약국에 카달로그와 원본 견본을 비치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약국외에 화원 등으로 판매선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생활한복같은 상복을 대여해주며 유가족 대신 부고를 전달하는 「부고 콜통신 대행서비스」 「근조화환 할인 퀵서비스」 등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고급 명주주의는 시중가보다 50~60%정도 저렴한 80만~140만원대. (032)324-6035 수의전문할인점 「조양삼베」를 개장한 조양장례토탈서비스(대표 전창옥·全昌玉)도 이 분야의 선두업체다. 조양장례는 무병장수 선물로 수의를 구입할때 고객의 나이대별로 할인율을 달리하는 「장수마일리지」 할인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70세 이상은 10%, 80세 이상은 20%, 90세 이상은 30%를 할인해주며 100세 이상은 무료로 제품을 주고 있다. 가격은 최하 15만~320만원까지며 20여가지 제품이 나와 있다. 김창옥사장은 『생산자와 OEM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없애고 광고비를 줄였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조양장례는 리무진 장의차 서비스를 도입해 화제가 되던 회사다. 조양장례는 이외에도 임종연락부터 접수, 각종 장비 및 용품대여, 운구 등 장례관련 토탈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묘지난 부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서울 강남 뱅뱅사거리 논노빌딩에 「가족 납골묘 상설 전시장」을 열고 「고인돌」이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했다. (02)579-6307 「왕과비」 브랜드를 선보인 ㈜코마스(대표 유영운)도 수의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20년간 섬유제조업을 하다 5년전 수의로 품목을 전문화 한 유영운사장은 『살아있는 사람도 수의를 장만하고 싶도록 디자인과 색상을 아름답게 했을뿐만 아니라 가격도 많이 낮췄다』고 말했다. 劉사장은 『종로구 숭인동 매장은 장의사의 혐오성을 벗어나 누구나 자연스럽게 구경할 수 있게 했다』며 『이같은 전문매장을 전국에 확산시키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했다. 코마스는 종교별로 십장생, 연꽃 등의 문양은 물론 옷에 무늬를 넣어 패션수의 문화를 주도하고 새롭게 신세대를 공략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또 기존의 병원에서 1,000만원대인 장례 1인 비용을 500만원까지 낮추겠다며 장례용품 전문제조회사와의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 (02)765-4642 얼마전 서울시가 실시한 「장묘문화 여론조사」를 보면 매년 여의도만한 땅이 묘지로 바뀌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화장을 원하는 사람이 66.8%에 달해 장묘문화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화장후 봉분형 묘지에 쓰는 「한국형 가족납골묘」에 대해서도 64.4%가 이용의사를 보였다. 이같은 일반의 변화에다 정부도 가족묘지에 종중이나 문중, 가족묘지에 납골묘를 설치할 경우 국고를 지원키로 하는 등 다양한 개선책을 내놓고 있어 이 분야 관련산업이 크게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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