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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디지털단지 인근 전용면적 20㎡형 도시형생활주택을 1억3,500만원에 지난해 분양받은 A씨는 갈수록 떨어지는 월셋값에 골치가 아프다. 당초 분양업체 측은 연 7~8%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했지만 인근에 비슷비슷한 소형 임대용 주택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지금은 5%대의 수익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금ㆍ대출이자를 내고 나면 은행 예금보다 나을 것도 없는데다 거래도 잘 되지 않아 처분하기도 쉽지 않을까 걱정이다.
주거용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 수익형 부동산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수익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익률 악화는 시작일 뿐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 2010~2011년 대규모로 공급된 소형 수익형 부동산이 올해와 내년 본격적으로 임대시장에 나오면 수익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쏟아지는 소형 수익형 부동산=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도시형생활주택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6만9,600여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이중 6만가구가 원룸형이다. 서울에서는 총 1만8,500여가구 중 1만5,300여가구가 원룸형으로 공급됐다.
보통 건축기간이 6개월~1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이 물량들이 대거 시장에 풀리게 된다. 지난해 입주한 물량이 1만9,000가구(서울 6,200가구)에 불과한데도 벌써 지역 임대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인데 올해는 3배가 넘는 물량이 나오는 셈이다.
여기에 오피스텔도 올해부터 내년까지 줄줄이 입주 대기 중이다. 대부분 전용 40㎡ 안팎의 소형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텔 허가 면적은 1,219개 동 293만㎡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0년 허가 물량은 431개 동, 125만㎡다.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오는 2013년부터 총 1,650개 동, 419만㎡의 오피스텔이 임대시장에 쏟아진다.
결국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을 합치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소 11만가구의 소형주택이 임차인을 찾게 된다.
◇공급 과잉, 수익률 하락 불 보듯=수익률은 벌써 떨어지고 있다.
신축 도시형생활주택ㆍ원룸 등이 밀집한 구로디지털단지 일대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5~6개 도시형생활주택이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림역 일대 전용 20㎡ 규모의 소형주택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55만원선의 매물이 수두룩하지만 아직 빈방이 많다. 인근 와이즈에셋공인의 김광인 대표는 "그래도 2년 전에 분양받은 경우에는 5~6%의 수익이 나지만 최근 분양물량은 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6년 6.56%이던 서울 지역 오피스텔 수익률은 2009년 5.96%, 2010년 5.76%, 2011년 5.57% 등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오피스텔은 공급부족으로 임대수익률이 올라가면 신규분양이 늘고 이 물량이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공급과잉을 빚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이 늘면 가격이 안정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소형 부동산 투자를 고려한다면 분양사무실에서 제시하는 수익률만 믿지 말고 현지 답사를 통해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