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 초간본 표지(왼쪽). 동의보감 내경편에 수록된 신형장부도(身形藏府圖)에는 인체 기관의 위치와 이름이 상세하게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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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1539~1615)이 집필한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이 한국의 일곱번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됐다. 의학서로는 사상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31일(한국시간) 유네스코가 서인도제도 바베이도스의 수도 브리지타운에서 열린 제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한국이 등재 신청한 ‘동의보감 초간본’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 ‘조선왕조의궤’ 등 모두 7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등재가 결정된 ‘동의보감’ 판본은 1613년(광해군 5년) 편찬 총책임자인 허준이 직접 간행에 관여한 초판 완질 어제본(御製本)이다. 국립중앙도서관(25권 25책ㆍ보물 제1085호)과 한국학중앙연구원(25권 25책ㆍ보물 제1085-2호)에 소장돼 있다.
문화재청 측은 “유네스코가 ‘동의보감’의 역사적 진정성, 세계사적 중요성, 독창성, 기록정보의 중요성, 관련 인물의 업적 및 문화적 영향력 등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의보감’은 허준이 선조의 명을 받아 1596년부터 1610년까지 14년에 걸쳐 완성한 의서다. 17세기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것으로 인체 특성부터 병의 원인과 진단, 치료약 제조, 침과 뜸 등 방대한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집필 당시에도 중국과 일본 등에서 널리 유통돼 일찌감치 세계성을 인정 받았으며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중국이 선점하고 있는 세계 전통의학계에서 한국 한의학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보건복지가족부는 국제학술 심포지엄과 특별전을 열기로 했으며 발간 400주년이 되는 오는 2013년에는 국제한의약 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현재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창덕궁 내의원을 10월부터 확대 개방하고 이를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다.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고문서ㆍ음악기록물ㆍ영화 등 인류가 만든 가치 있는 기록들을 대상으로 유네스코가 지난 1997년부터 2년마다 유산 등재를 결정한다. 지금까지 83개국 193건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