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투신권에서 연일 주식을 내다 팔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증시가 오르면 자금 유입이 재개될 것’이라던 당초 전망과는 달리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훌쩍 넘어선 뒤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여전히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초 증시 변동성을 높였던 악재들은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가시화되는 하반기에는 펀드로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신권은 1,93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난달 21일 이후 순매도 기록을 21거래일로 늘렸다. 이 기간동안 증시에서 투신권이 내다 판 금액만 3조2,79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월17일 이후 25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가장 긴 매도 기록이다. 증시에서 투신권의 몸 사리기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로에서의 자금 유출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이후 지난 14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는 1조7,80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백지애 동양종합금융증권 펀드 연구원은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고점인 2007년 10월 이후 들어왔던 펀드 자금은 어느 정도 나올 만큼 나왔다”며 “적립식 펀드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2005년 들어왔던 자금의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지난 2007년 고점에 들어왔던 펀드 자금의 경우 지수 2,000선 부근에서 어느 정도 환매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수가 2,000선을 넘어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랩(Wrap) 어카운트 상품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펀드를 대체할 만한 투자 대안이 많아진 것이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랩 같은 대체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백 연구원은 “지수가 조정을 겪은 지난 2월 주식형 펀드에 2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오는 등 펀드에 들어오려는 대기 수요는 여전히 풍부한 편”이라며 “인플레 압력이나 일본 대지진 등 악재들은 진정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는 하반기에는 펀드로 자금 유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