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얼마나 금리를 내릴 것인가. 시장의 기대치는 0.5%포인트인데 FRB의 여력은 0.25%포인트 인하라는 게 뉴욕 월가의 분석이다. 뉴욕금융시장은 이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ㆍ4분기 기업실적이 신통찮게 나타났는데도 뉴욕증시가 최근 강세장을 연출한 것도 대폭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채권왕인 빌 그로스 핌코 회장은 “FRB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향후 6~9개월 사이에 기준금리를 3.5%까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해 장기적으로 1.25%포인트의 대폭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그러나 FRB는 물가상승과 달러약세 등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우려해 한꺼번에 0.5%포인트 인하할 여력은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이번에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앞으로 FRB의 운신폭이 좁아져 경제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 FRB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0.25%포인트 인하 또는 동결 두 가지인데 이중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다소 높은 편이다. 이날 시카고선물시장에서 연방금리 선물은 10월 중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86% 반영했으며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4%선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69%가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고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전문가는 20%에 그쳤다. 동결 전망은 11%에 불과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경기하강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FRB는 이달 중 0.25%포인트 내린 뒤 경기지표와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상황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오는 12월 중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가 0.25%포인트 인하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다음 정례회의가 열리는 12월 추가 금리인하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금리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가 금리인하가 달러 약세와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면서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큰데다 9월 0.5%포인트 인하로 금융시장 안정효과도 거뒀다는 게 FRB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손성원 LA한미은행장은 “FRB는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고 경제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가 동결된다면 FRB가 경기하강을 방치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뿐 아니라 시장은 주식 투매 등으로 또 한차례 요동을 칠 가능성이 높다. WSJ는 “FRB가 0.25%포인트 인하를 선택한다면 통화정책 결정문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금리를 동결할 경우에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분명히 열어둘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