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새좌표] 2. 빗장풀린 한국車시장"내수 50% 3년내 포드·르노 차지"
세계적 자동차업체인 포드와 르노의 국내시장 진출이 현실화하면서 내수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법인이 이르면 8월 초 출범하는데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가 8월말 께 확정되면 명실상부한 국내 자동차시장의 완전개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은 현재 150만대 수준. 그동안 현대차의 점유율이 75%에 가까웠으나 포드·르노의 등장으로 어떻게든 판도변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포드·르노가 국내 자동차회사와 공동 개발한 신제품을 투입하면서 내수시장도 큰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5년 내에 현재의 두배인 300만대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노는 1~2년 내에 중형차의 20%, 전체 자동차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포드 역시 3년 내에 대우차를 조기 정상화시킬 경우 내수점유율이 40%에 육박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결국 내수시장의 절반이 포드·르노에 넘어간다는 얘기다.
◇르노=르노는 지난해 460만대를 판매해 세계 6위를 차지한 세계적인 업체다. 르노는 삼성자동차 인수가 완료되면 조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 적극적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르노는 당초 1일께 르노-삼성자동차 신설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었으나 최종계약서 문구조정 문제 등으로 한달 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7월 초께 계약서 문구조정이 이뤄져도 삼성차 자산실사, 자산양수도에 들어가는 기간이 몇주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르노는 일단 르노-삼성자동차 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생산정상화에 박차를 가해 국내 중형차시장을 단번에 흔들어놓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기존 SM5의 생산을 늘리고 판매·영업망을 확충, 중형차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겠다는 것이다. 르노는 월 2,500대 수준인 생산량을 연말까지 5,000대 수준으로 늘려 2003년까지 연간 15만대, 2005년까지 연간 25만대를 판매해 5년 내에 흑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루이 슈웨체르 르노자동차 회장은 『신차 출시를 위해 향후 4년간 3억달러를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대우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포드는 지난해 세계에 785만대를 판매한 공룡이다. 포드는 8월까지 본실사를 마치고 대우차를 조기 정상화시켜 국내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드라는 세계적 브랜드와 선진경영기법이 대우차에 도입되면 새로 등장할 포드-대우차 신설법인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회복돼 40%대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우차의 내수점유율은 지난해의 30.9%에서 25%선으로 떨어진 상태다.
포드는 기존의 대우차종을 대부분 그대로 활용하면서 부분적으로 모델을 변경하고 대우차 부품업체들에 대해 신차종 투입에 필요한 기술개발을 독려할 계획이다.
특히 포드는 대우차 모델에 최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밝혀 대약진이 예상된다. 포드는 저공해 엔진, 연료전지 등 차세대 자동차기술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포드가 가지고 있는 또하나의 비밀병기는 선진금융기법을 이용한 판매시장 침투다. 현재 국내 자동차할부금융 이자율은 연 11.8%인 반면 미국은 3~4%에 불과하다. 1,000만원짜리 새차를 살 때(36개월 할부 기준) 국산차는 현재 2만원 가량의 이자를 물어야 하지만 외국에서는 3분의1에 불과한 6,300원만 내면 된다.
포드의 한해 전체매출 1,630억달러에서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대를 넘을 만큼 대규모인 점도 내수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입력시간 2000/06/3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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