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에 일하고 여름휴가 길게 간다"

국내에서도 보름가량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회사가 등장했다. 11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부터 휴무일 조정을 통해 여름휴가를 대폭 늘리는 ‘집중휴가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집중휴가제란 법정공휴일인 제헌절ㆍ광복절ㆍ개천절과 회사에서 정한 휴일인 식목일ㆍ창립기념일 등에 직원 모두 근무하는 대신 여름휴가 때 5일(근무일 기준)을 더 쉬도록 하는 제도이다. 휴가를 전후한 토ㆍ일요일을 합치면 최장 16일 동안의 장기 휴식을 즐길 수 있다. 김동각 대우조선해양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이번 제도 도입과 관련, “무더위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한여름에 긴 휴가를 가지게 해 직원들에게 여가활동 기회를 넉넉히 부여하려는 의도로 연중 휴무일 수에는 변함이 없다”며 “회사도 집중근무를 통해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회사와 근로자가 상생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집중휴가제는 특히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기업마다 업무 집중도를 높일 필요가 커졌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정착 여부가 주목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징검다리 연휴 등으로 생산 및 영업 효율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데 대해 골머리를 앓아왔다”며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방식의 변형 휴가제도를 도입할 경우 업무 효율도 높이고 조직원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커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집중휴가제는 서구식 휴가문화가 국내에 착근하는 시금석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열었다. 은수미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법정휴무일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과 최근 주5일제 근무의 정착 등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물로 이해된다”며 “노동 및 생산 현장의 여건이 비슷한 기업들도 도입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와 함께 올해 추석에도 휴일 사이에 낀 근무일(9월28일)을 추가로 쉬도록 해 휴무기간을 9일로 늘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