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 연구원동물을 체세포 복제하면 1,000마리 중 겨우 2마리만 살아남는다.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도 0.2%의 성공률로 태어났다. 동물의 복제 생산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에 대한 해답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포유동물은 세포가 분화할 때 유전체(게놈)의 특정 염기서열에 '메칠기'라는 화학적인 꼬리표(태그ㆍTag)가 나타난다.
정상적인 수정란에서는 이런 메칠기가 없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세포가 분화한다. 그러나 복제 수정란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메칠기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때문에 복제 수정란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대부분 도중에 죽고 만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한용만ㆍ이경관ㆍ강용국 박사팀은 이처럼 동물복제가 잘 되지 않는 데는 후생유전학적 인자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 박사팀은 소를 체세포 복제하는 과정에서 핵을 치환해 만든 수정란이 정상 수정란에서 나타나는 메칠기 떨어지는 현상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같은 결과는 복제 수정란이 핵이 정상적으로 '재편성(Reprogramming)'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박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현재 복제동물 생산에서 나타나는 여러 심각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 미국의 여러 대학과 연구소, 일본, 호주의 복제기술 선두그룹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쾌거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지네틱스 6월호에 게재됐다.
문병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