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형오의 게임이야기] ‘데드 오어 얼라이브’(DOA)

X박스용 전용타이틀로 최근 국내에 출시된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비치발리볼`(DOAX)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웬만한 게이머라면 알고 있겠지만 원래 DOA는 일본의 테크모가 제작한 액션 격투게임이다. 격투게임의 전성기가 내리막길을 걷던 90년대 중반에 등장했으나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전자오락실)용으로 히트하면서 3탄까지 출시됐다. 이 게임은 격투 게임으로서도 장르가 동일한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버추어 파이터` `킹 오브 파이터` 등과 색다른 점이 있었다. 매우 섹스 어필하다는 것이다. 이 게임에 나오는 여성 격투사는 동양적인 단아한 얼굴이지만 몸매는 터질듯한 글래머다. 미니스커트나 옆이 찢어진 치마를 입고 과감히 발길질하거나 덤블링을 한다. 이러한 연출의도는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볼거리를 주겠다는 것이다. 남성 게이머들은 여성 격투사와 치고 받으면서 야릇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오리지널이 인기를 얻으면 여세를 몰아 동일한 장르의 시리즈물이나 확장팩, 합본이 잇따라 나오는 것이 패키지 마케팅 전술의 전형이다. 최근 출시된 DOAX는 오리지널의 게임성보다는 `무드`를 십분 활용해 만든 비치발리볼 게임이다. 재미있는 것은 격투게임에서 스포츠 게임으로 비약(?)을 했다는 점이다. 스크린샷만 보면 눈요기 게임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입소문과 보수적인 국내시장에서 과연 어떤 등급으로 출시될 것인가 하는 언론의 관심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었을까. 출시 2주만에 2만장을 돌파했다는 판매실적으로만 보면 일단은 쾌조의 스타트임에 분명하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게임회사의 상품 기획력이다. 격투게임이지만 섹스어필한 분위기로 게이머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것을 마케팅에 십분활용했다. DOAX는 일본 게임회사들의 상품기획력과 마케팅 전술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본보기 가운데 하나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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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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