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이미 여수신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올 4ㆍ4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의 경쟁으로 자금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융채 포함) 평균금리는 지난 6월 2.96%(이하 신규 취급액 기준)를 기록해 전달보다 0.12%포인트 오르면서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순수 저축성 예금이 2.88%로 0.08%포인트 높아졌고 은행채 유통수익률이 오르면서 시장형 금융상품은 3.06%로 0.17%포인트나 상승했다. 6월 대출금리도 5.47%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5월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된 데 이어 두달 연속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여수신 금리 상승세는 이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1년 만기 ‘수퍼 정기예금’ 영업점장 전결 최고 금리를 6월 말 3.5%에서 7월 말 3.6%로 올린 데 이어 이달 3일 3.7%로 상향했다. 신한은행도 이달부터 영업점장 전결 금리를 3.70%로 7월보다 0.2%포인트 올렸다. 저축은행은 더 적극적으로 예금금리 인상 행진에 뛰어들고 있다. 안국저축은행이 1년 만기 정기적금의 금리를 6.8%나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6%대의 금리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예금금리 인상은 지난해 하반기 판매했던 고금리 예금을 다시 유치하고 증권사로의 자금이탈을 방지하자는 측면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본격적인 금리인상 행진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