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은 900원선 방어여부 주목

원·달러 환율 909원90전, 10년1개월來 최저<br>한은 시장불안 지속땐 개입 가능성 내비쳐

한은 900원선 방어여부 주목 당국 조치없어 대거 손절매…시장 '패닉'추가 급락땐 개입 가능성 내비치기도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900선 지키나? 깨지나?' 원ㆍ달러 환율이 10년 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환율방어에 손을 놓은 듯한 외환 당국의 '변심'에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관건은 900원대 사수 여부다. 시장은 그동안 910원대를 지키려는 외환 당국의 강력한 의지 앞에서 수 차례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910원대가 붕괴된 이상 하락 압력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달러 약세 추이가 거세고 한은의 방어지수마저 후퇴한 만큼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분위기 반전은 힘들어 보인다. 결국 환율이 연내 800원대로 가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당국에 달려 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전언이다. ◇환율 안정추세 이탈=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환율 뇌관이 터졌다. 3주가량 915~918원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였던 환율이 사흘 연속 미끄러지면서 10년 만의 최저치로 속락한 것. 하락폭도 두달여 만에 최대다. 급락세 요인은 복합적이다.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달러 매도세가 거셌고 증시가 급등한 게 한몫을 했다. 이달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달러화 약세가 점증되고 있는 점도 매도심리를 부추겼다. 무엇보다 기대했던 당국의 시장개입이 없었던 점이 시장을 투매로 몰아갔다. '보루'였던 913원선이 무너지면서 손절매가가 쏟아진 것.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장 마감 15분을 남기고 913원대에서 909원대로 급락했다"며 "이는 당국의 개입 움직임이 없자 누구랄 것 없이 투매에 나선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국 방어 전략 수정했나=이날 한국은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오전에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구두개입이 있었고 오후에는 이성태 한은 총재 주재의 긴급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끝내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결국 한은이 숙의 끝에 기존 913원대 사수에서 방어지수를 하향 수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달러 약세 가속화 속에 우리만 버티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전략을 바꿨을 것이라는 얘기다. 장 마감 뒤 한은 외환시장팀의 한 관계자는 "전략 수정 여부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오늘 급락세는 과도하다"고 달러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내비쳤다. 추가 급락시 시장개입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시장은 가히 패닉 상태다. 913원대를 지지하던 외환 당국의 의지가 하루아침에 사라졌기 때문.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다. 현재로서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한 외환딜러는 "지금 분위기로는 조금 더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상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바닥이었던 913원선이 깨진 이상 900원도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며 연내 800원대 진입도 예상한다. 하지만 당국이 연말까지 800원대를 쉽게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심스러운 견해다. 국내 여건상 과도한 시장불안을 한은이 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박해식 연구원은 "변동성이 너무 크면 부작용이 많아 당국에서 안정시키는 쪽으로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표한형 연구위원 역시 "일시적으로 800원대로 진입할 수 있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입력시간 : 2007/10/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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