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외환위기가 일어난 후 극심한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30대 그룹 계열사간에 자금을 서로 빌려주는 대여금 거래가 무려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1년간 30대 그룹의 계열사나 최대주주 등에 대한 대여금은 총94건 9,3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69건 1,906억원의 5배(금액기준)에 육박했다.
그룹별로는 한화그룹이 4건(5,63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아남(1,928억원), SK(654억원), 삼성(337억원), 동부(300억원) 등이었다.
같은기간 동안 전체 상장법인의 자금대여는 1조6,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조358억원보다 무려 59.5%나 증가했다.
공시건수도 365건에서 536건으로 171건(46.9%)나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내수침체와 수출부진, 신용경색 심화 등으로 기업들이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교적 자금사정이 나은 기업이 어려운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별로는 한화종합화학이 지난 4월3일 1개 계열사에 2,022억원을 빌려줘 가장 많았고 이어 아남반도체는 아남전자 등 계열사에 48회에 걸쳐 1,928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대여금은 한화에너지 1,559억원 한화 1,554억원 진도1,399억원 풍산 926억원 한화기계 495억원 등이다. 【김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