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험사고에 대한 조사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보험 사기도 국제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9일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 등 해외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기를 벌이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김모씨는 지난 2005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의 한 병원에서 폐암으로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입ㆍ퇴원 확인서와 공증서류 등을 첨부해 보험사에 암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가 중국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주치의는 진료한 사실이 없고 입ㆍ퇴원 확인서 등도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자 보험사의 조사가 현실적으로 힘든 해외 병원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서울과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는 안모씨는 지난 2004년 4월 중국 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처럼 꾸민 뒤 유족을 통해 5억원의 사망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적발됐다. 자녀와 부모가 모두 중국에 살고 있는 안씨가 외국 생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을 악용한 것이다.
한편 인터넷으로 공모자를 모집하는 신종 보험사기도 등장했다. 배모씨는 지난 2000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인터넷 채용 전문 사이트에 아르바이트급구 광고를 내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했다. 범행 노출을 막기 위해 매번 공모자를 바꿔가며 고의로 37건의 교통사고를 내고 입원한 뒤 총 1억3,7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해 가로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 건수는 1만5,736건, 적발 금액은 1,1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1%, 16.1%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보험사기로 보험금이 새면 그만큼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계당국과 보험사들이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