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와 찬호’가 만났다.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골프 여왕’ 박세리(21·아스트라)와 ‘코리언 특급’ 박찬호(26·LA 다저스)가 2일 밤 박세리가 입원하고 있는 삼성의료원 2002호에서 전격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박찬호가 매니저 스티브 김을 통해 박세리 측에 전화를 걸어 병문안을 가겠다고 제의했고 박세리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이루어졌다.
장미꽃 한다발을 들고 8시 25분께 병실을 찾은 박찬호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첫 인사를 했고 박세리도 ‘네, 어서 오세요.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응답, 슈퍼스타들의 첫 대면은 시작됐다.
곧이어 박찬호가 ‘둘이서만 얘기를 하고 싶다’고 제의, 박세리 식구 및 삼성관계자등 모든 사람들이 병실에서 나간 뒤 박세리와 박찬호는 15분간 서로 웃음을 지어가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
박찬호는 이 자리서 “굉장히 힘든 것을 잘 안다. 낯선 땅에서 어린 나이에너무 잘해 주고 있어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마치 친동생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한 뒤 “우리 부모님도 세리 선수의 팬으로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박찬호는 “걱정도 많이 되고 빨리 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쾌유를 빌었다.
박세리도 “오늘 처음 만났지만 미국서도 많은 소식을 듣고 있다.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주고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고 응답했다. 이날의 전격적인 만남은 병문안을 온 박찬호가 주로 얘기를 했으며 박세리는 침대에 누운 채 조용히 위로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가끔은 환한 얼굴로 웃음을 짓기도 했다.
박찬호는 병문안을 마친 뒤 세리 아버지 박준철씨에게 “갑작스레 찾아와 실례가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루 빨리 일어섰으면 합니다”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고 박준철씨는 “바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