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초선 의원들 대다수는 경주 재선거 후보 사퇴 종용 논란을 빚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부의장이 당내에서 사실상 구심점 역할을 하는 현 정권 최고의 실세로 3일 지목했다. 아울러 일부 초선 의원들은 이 전 부의장이 당 지도부를 무력화하는 등 지나치게 독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내 구심점 역할 하는 존재=친이명박계 직계인 수도권의 K초선 의원은 "이 전 부의장이 계파를 초월해 당내 소통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매주 10명 이상의 여당 의원을 만나며 당 화합에 기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의원은 또 "친이 직계 의원들에게 술값을 얼마든지 내겠다며 친박 의원들을 자주 만나라고 독려한다"면서 "이 전 부의장이 이번 파문으로 오해를 받게 된 것에 대해 기분이 많이 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친박 성향에 가까운 C초선 의원은 "만약 이번 파문이 사실이라면 이 전 부의장이 잘못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이 초선부터 중진에 이르기까지 친박 의원들을 자주 만나며 친박 달래기에 적극적인데 오해가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C의원은 그러면서 "주변에서 듣기로는 이 전 부의장이 주요 장관을 비롯해 고위 관료들을 수시로 만나는 등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것 같다"면서 당내 최고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 무력화하는 지나친 독주=주류측 L초선 의원은 "사실상 여권의 모든 권력이 이 전 부의장에 집중돼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L의원은 이어 "이 전 부의장이 핵심 당직자에게 전화를 걸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며 "이는 당 지도부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견제가 필요하지만 대적할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귀국한 이재오 전 의원 계파로 분류되는 G의원은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 상당히 많은데도 이 전 부의장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면서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에 대해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G의원 이어 "이 전 부의장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년여 동안 '당-정-청을 넘나드는 막후 최대 실력자'라는 데 이견을 다는 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그의 파워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오히려 이 전부의장에게 끌려 다닌다는 얘기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