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판단지표 부처마다 달라… 가뭄대응 '혼선'

기상청, 기후상황 바탕으로 판단

K-water는 댐유입량으로 산정

수자원 종합관리체체 구축 시급

기상청은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등 기후상황을 바탕으로 가뭄 여부를 판단한다. 반면 K-water는 강우와 더불어 댐 유입량, 지하수위 등을 기초로 가뭄지수를 산정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강수량과 함께 농업용 저수율을 보고 가뭄 여부를 판단하고 국민안전처는 생활·농업·공업용수의 공급 가능량과 실제 요구량을 비교해 가뭄 여부를 평가한다. 이처럼 가뭄과 관련해 4개 부처가 서로 다른 지수로 평가하다 보니 가뭄을 판단하기도 어려워지고 대응책도 임시방편이 되기 마련이다.


매년 반복되는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통합정보 시스템 구축과 함께 수자원종합관리계획이 시급히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열린 '가뭄정보 통합 및 공동활용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통합물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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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효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현재 기관별로 가뭄정보가 제각각이다 보니 가뭄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며 "기상학적 가뭄과 농업적 가뭄, 수문학적 가뭄을 통합한 국가 가뭄정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러한 통합정보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상만 공주대 건축환경공학부 교수 역시 "미국은 효율적인 가뭄관리를 위해 지난 1995년 국립가뭄경감센터를 설립해 가뭄현황을 통합관리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부처별로 가뭄 판단지수가 다르고 가뭄 관련 책임기관이 분산돼 있어 효율적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자원 종합관리체제 구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차형선 K-water 조사기획처장은 "현재 가뭄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관리와 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합기관이 없다"며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 통합가뭄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안전처·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에서 국가 통합가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기상청·K-water·한국농어촌공사 등에서 기상 예측과 가뭄 모니터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물 이용 분쟁에 대한 조정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오금호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방재연구실장은 "최근 강원도 영월군에 흐르는 승당천을 두고 상류지역인 연당4리 주민들이 하류지역인 연당2리에 송수관을 설치해 농업용수를 공급하려 하자 연당2리 주민들이 반대해 무산됐다"며 "결국 연당4리 지역의 승당천 바닥에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송수관을 연결해 해결했는데 이처럼 가뭄이 발생하기 전 물 이용권을 미리 조정하지 않으면 가뭄 발생시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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