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다부지게 보강했어야 제6보(127~162) 흑27은 수상전의 급소. 여기서부터 백40까지는 필연이다. 수상전의 결말은 빅. 원래는 백이 훨씬 유리한 절충이 이루어질 환경이었는데 빅이 되었으니 백으로서는 여간 섭섭한 게 아니다. 게다가 흑43에 끊기고 나니 사방에 단점이 생겨 백50의 보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여기까지의 진행을 지켜본 최철한에게 형세를 물어보았다. “아직도 백이 좀 남지?” “반집 승부가 됐어요. 중앙 백의 모양에 어느 정도의 집이 붙느냐가 문제예요. 그런데 백이 50으로 보강한 수가 좀 이상했어요.” “손을 빼었어야 했다는 얘긴가?” “아뇨. 좀더 다부지게 보강을 했어야 해요.” 이 문답이 끝나기도 전에 모니터 화면에 흑57이 보였다. “바로 이거예요. 백50이 허술했기 때문에 이 수가 성립된 거예요. 백이 곤란하게 됐어요.” 최철한은 백이 50으로 참고도의 1에 지켰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흑2에는 3으로 역습할 수 있게 되므로 백이 유망한 싸움이라는 얘기. 실전은 흑이 가에 끊는 것이 강력하므로 백이 역습할 수가 없다. 비로소 사태가 심상치 않게 되었음을 알아차린 박병규는 60, 62로 동충서돌하기 시작했는데…. (53…49의 오른쪽)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3-11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