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이퍼링과 신흥국 리스크, 글로벌 경기지표 등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미국 증시도 2거래일 연속 하락해 3% 넘게 내리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인 투자 대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세계 시장의 명목 경제성장률이 앞으로도 낮은 기조를 유지하는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인컴 투자와 배당주 투자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배당주는 두 가지 형태의 이득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우선 견조한 현금 흐름과 대차대조표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로 인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높고 꾸준한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 역시 배당주 투자의 장점이다.
한국에서도 배당주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한 해 국내 배당주 펀드는 높아진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보였다.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2013년도 국내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9.82%로 일반 국내 주식형 펀드(1.23%) 대비 우월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과거 연말 결산기간의 한철 투자 자산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연중 내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배당 수익률이 다른 국가 대비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 기업이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기업 이익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금을 주주에게 지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2년 말 한국의 시가 배당수익률은 1.3%로 미국(2.2%), 영국(4.0%)과 같은 서구 증시는 물론이고 중국(2.5%)과 일본(2.0%) 등 아시아권 국가와 비교해도 매우 낮다. 특히 유럽 선진국들은 적어도 3% 이상의 시가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어 선진국일수록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일본 및 유럽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사회다. 결과적으로 은퇴 후에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선 보다 안정적인 소득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저성장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앞으로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한국 주식시장의 배당률이 인플레이션율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만 되더라도 고배당주는 투자자들에게 나이에 관계없이 매우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고배당 투자를 확대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다.
바라건대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한국 기업의 배당률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이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다. 과거 자료를 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해온 종목들이 비교적 낮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이러한 종목들의 주주 대부분이 해당 기업에 충성도가 높은 장기 투자자들인 점과도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