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단지가 완공되면 이곳이 중국 지린성ㆍ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서 생산되는 원자재와 식량ㆍ공산품이 모여 중국 동남부로 송출되는 허브가 된다. 우선은 동쪽으로 약 60㎞ 거리에 있는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이용한다는 것인데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남쪽으로 70㎞ 거리에 불과한 나진항을 이용할 수도 있다.
훈춘 국제물류단지가 주목되는 것은 이 지역이 우리나라와 중국ㆍ러시아뿐 아니라 북한도 참여하는 동북아 경제교류 협력의 상징적이며 실질적 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연안지역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서부대개발과 함께 동북 3성 개발을 핵심 프로젝트로 진행해왔다. 동북 3성의 막대한 곡물과 광물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산업화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 핵심이 창춘ㆍ지린ㆍ투먼을 잇는 '창지투 개방 선도구사업'이다. 3개 도시를 연결해 대규모 산업과 물류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그 일대에 포스코와 현대그룹이 손잡고 국제물류단지를 세우는 것이다.
러시아 역시 극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력이 약화된 유럽 대신 아시아 쪽에 경협의 무게를 더 두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한중일 등 동북아의 경제력이 유럽을 능가하는 상황에서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가스ㆍ석유자원을 개발해 동북아에 팔고 그 재원으로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산업화를 추진하려 한다. 이런 계산에서 러시아는 남ㆍ북ㆍ러 가스관 건설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우리나라로서는 훈춘 국제물류단지 등 두만강 개발사업 참여를 북방진출의 강력한 교두보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지역 개발이 활발해질수록 관계국들은 더 긴밀한 협력관계를 필요로 하게 되기 때문에 한반도 안보 안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북한에도 경제적으로 큰 기회이며 남북한 물류체계 통합도 가능해질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