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과 무상교육·무상보육 등 무상복지의 광풍이 다시 불고 있다. 무상급식은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진행되고 있으며 초중고교 급식 관련 전체 소요경비는 지난 2013년 기준 5조6,502억원으로 집계된다. 5조6,502억원 가운데 보호자 부담금은 1조7,818억원으로 전체 소요비용의 31.5%다. 따라서 무상급식이 고등학교까지 전면적으로 확대되면 1조 7,818억원이 고스란히 지역교육청과 지자체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상교육도 박근혜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정책에 더해 초·중학교에서 학부모 부담의 체험학습비, 준비물 비용을 정부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확대됐는데 이 또한 막대한 비용을 수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었던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교육복지 공약인 '고교 무상교육'은 아직 시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재원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즉각적으로 실시하는 경우 수업료와 학교운영비를 포함해 한 해에 약 2조원이 넘는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초·중학교의 추가 교육비까지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필요한 비용이 더욱 증가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무리하게 추진땐 학생들만 피해
무상보육은 시행 초기부터 재원 부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3~5세에 적용되는 누리과정 가운데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보육료 예산을 전국 시도교육청이 편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무상보육 디폴트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무상복지의 확대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의 부담을 가중시켜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크게 위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무상복지는 부자들에게까지 복지혜택을 무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부자복지이며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복지정책의 원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무상복지는 선거철에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이기적인 표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에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같은 무상복지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결국 피해는 오롯이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최근 3년 동안의 서울시교육청 본예산 내역은 이러한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무상급식 및 무상보육을 포함하는 교육사업비에 대한 예산은 지속적으로 상승한(전체 예산 대비 비중 15.9%→20.6%) 반면 학교시설 개·보수와 관련된 시설사업비 예산은 지속적으로 감소(7.6%→3.6%)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학교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인한 교육 여건 악화는 학생들의 건강 및 학업 부실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뿐만 아니라 무상복지의 확대는 오히려 가장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감소시키는 문제를 초래한다. 최근 3년간 무상급식 및 누리과정과 저소득층 지원에 대한 서울시 교육청 예산의 변화를 살펴보면 무상급식에 대한 예산은 2012년 1,383억원에서 2014년 2,630억원으로,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은 2,067억원에서 5,473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예산은 1,697억원에서 1,344억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저소득층 선별 지원으로 전환을
무상복지는 복지의 비효율성을 야기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며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층보다는 중산층으로 복지혜택이 귀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자들까지 지원하는 무상복지는 지양하고 저소득층 중심의 선별적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재정부담은 줄이면서 복지 효율성은 높이고 학교시설 투자 등 교육환경을 개선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