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의 DNA는 다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

세계 금융혼란속 빛난 위기관리 리더십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올 들어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주요 은행들이 부실대출자산 처리에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하나은행은 잠재적 리스크 규모가 경쟁사들보다 현저히 낮다 . 특히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건설ㆍ조선ㆍ해운업 분야에서 하나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기업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인 C등급 이하를 받은 사례는 미미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에서도 하나은행의 익스포져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하나은행이 위험산업의 여신규모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위기관리용 포트폴리오 전략을 실행해온 덕분이다. 무엇보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도ㆍ소매업과 건설업 등에 대한 대출 비중이 경쟁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행장은 사내 문화 혁신을 통해 금융위기 극복의 기반을 쌓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위기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임직원들간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조직내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임직원들이 사내 통시망 접속시 주요 이슈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팝업 형태의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 김 행장은 이와 더불어 최근 자신의 이니셜을 딴 'JT블로그'를 개설해 소통의 조미료 역할을 맡기고 있다. 임직원들이 영업점, 동호회, 연구회 등의 단위로 20여명이 모여 블로그에 초청글을 남기면 김 행장과의 현장 데이트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화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김 행장은 사내 전산망을 통해 개인메일로 오는 편지가 너무 많아 새벽에는 물론 주말에도 출근하여 답장을 해야 할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과의 쌍방향 커뮤티케이션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행장이 최근 지속적으로 각 영업점들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하는 것도 소통경영의 일환이다. 그는 촌음을 아껴 영업점을 방문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피자 쿠폰들을 주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한 뒤 솔직한 현장의 애로점을 듣고 있다. 이는 기업의 모든 문제의 원인은 현장에 있으므로 해결책도 현장에서 찾겠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그는 주말에 진행되는 은행내 동호회 행사에도 수시로 참석할 정도로 직원들과 스킨십을 나누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산악회 소속 직원들과 1박2일간 숙박을 함께 했을 정도다. 김 행장은 엔도르핀 경영을 통한 웃음 바이러스 전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명 '하하하 경영'을 통해 경제위기를 이겨낼 긍정적 에너지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재미 있는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하하하'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 행장의 맞춤형 영업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각 영업점이 처한 환경과 직원별 특성을 고려해 획일적이지 않고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밀집지역에선 관리비이체와 같은 저비용 자금유치에 영업점이 총력을 쏟고 상가주변에선 카드가맹점 확대 등을 통한 결제계좌유치에 공을 들이는 등 지점별로 차별화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은 위기일수록 은행의 건전 경영이 더욱 부각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금융위기 이후 하나은행의 위상은 지금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경영철학

귄위 벗고 모든 일에 스스로 앞장
"저는 보스가 아닌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보스는 뒤에서 채찍을 휘두르며 앞으로 가라고 하지만, 리더는 먼저 앞에 가면서 따라오라고 합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밝힌 경영철학이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장임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벗고 낮은 데로 임하는 소탈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한 바가지의 물처럼 자기를 던져서 더 큰 것을 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는 말로 경영관을 설명했다. '행복의 성취 철학'은 그만의 독특한 인생관이다. 그는 "저는 영업을 통해 이 자리에까지 오면서 영업이 즐겁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며 "일을 맡으면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즐거워진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최고경영자(CEO)가 된 것에 대해서도 "매 순간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직위는 자연히 따라오는 결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 인생이 성공했다고 자부하는데 그것은 CEO가 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신을 던질 목표에 도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의 자신감 넘치는 경영철학은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경영전략으로 이어진다. 그는 "올해 금융환경 악화에 대비한 자산건전성 유지 및 재무안정성 관리, 긴축운영 등은 공통사안이 되겠지만 고객 수 증대 및 고객기반 확보로 적정한 자산의 수익률 확보를 경영전략의 한 축으로 삼기로 했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전자금융 고객 수 확대 ▦인터넷 및 콜센터 통한 상품판매 기능 강화 ▦기업고객의 부대거래(외환, 퇴직연금 등) 유치 ▦주거래고객수 및 주거래율 제고 ▦프라이빗 뱅킹 분야의 상품개발 및 세일즈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질적 성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는 또한 올해 내실경영에 힘을 쏟기로 했다. 김 행장은 "올해에는 자산의 증대보다는 자산 효율성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단순자기자본비율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e is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고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은행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었고 91년 하나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송파지점장과 중소기업부장, 지방지역본부장ㆍ가계영업점 총괄본부장 등 발품팔이가 많은 부서의 간부를 맡으면서 영업통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마케팅 팀장', '학습조직', '지점별 주특기', '토요미팅' 등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해 선발은행 못지 않은 강력한 영업조직력을 확충하는 데 공헌했다. 이후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사장(2005년 12월)을 거쳐, 대한투자증권사장(2006년 11월)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3월 은행장에 취임했다. 취미는 사진 및 전시회 관람이며 주량은 1병이다. 흡연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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