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가톤급 황사가 한반도를 덮쳐 숨쉬기 조차 힘들었을 때 누구보다 괴로운 사람들이 있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다. 하지만 몇 가지 주의사항과 약물요법을 적절히 실시 한다면 극복 가능한 것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꽃가루에 황사까지’…엎친 데 덮쳐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가 한창 날리는 4~5월에 가장 심해진다. 비염 환자의 경우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고 맑은 콧물을 흘리며 코와 눈도 간질거린다. 하나 이비인후과 정도광 원장은 “짙은 황사가 불어오면서 황사의 미세 먼지가 콧속 점막을 자극해 심한 재채기를 유발하고 코의 섬모를 뒤엉키게 해 코의 정화기능을 떨어뜨리는 현상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침 기상할 때나 환절기의 급격한 온도변화에 증상이 심해지지만 하루 중 오후 들어 차차 호전된다는 점에서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감기’와는 다르다. 이 같은 알레르기성 비염은 만성적인 두통과 축농증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일단은 예방이 중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우선 꽃가루와 집먼지 진드기 등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에는 야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좋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4~5월에는 자동차 및 집의 창문을 닫아 실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에어컨을 이용해 실내 환기를 하거나 고효능 필터, 전자 침전기가 장착된 공기정화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세한 황사먼지도 막아주는 특수마스크도 유용하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목욕을 해서 몸과 머리카락에 붙은 꽃가루를 없애야 한다. ◇약 잘만 쓰면 증상방지에 도움 예방책이 효과가 없다면 약물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장 흔히 쓰이는 약이 항히스타민제인데, 이전과 달리 졸리는 부작용이 적고 24시간 지속돼 1일1회 먹는 약들이 많이 사용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예방약으로는 코에 뿌리는 ‘크로모린’ 제제가 있는데, 그 효과가 2~4주후에 나타나므로 꽃가루가 날리기 이전에 미리 사용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코가 막힌다고 뿌리는 약을 사서 쓰더라도 3일이상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장기간 사용시 다시 코가 막히는 악순환을 겪을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증세가 심한 경우 의사로부터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처방받기도 한다. 이밖에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면역치료법’이 있으나 치료기간이 길게 요구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내과 조상현 교수는 “알레르기 체질자체를 바꿔주는 면역치료법은 꽃가루 항원을 소량씩 주사해 면역력을 기르는 치료법”이라며 “3~5년의 치료 기간을 필요로 하며 80~90%의 환자들에게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