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눈먼 돈’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뿌리 뽑는다

정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

기재부 2차관 산하 국고보조금 관리委 신설


부정수급액 5배 과징금, 부정수급 심각한 사업 폐지

앞으로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해 부정수급 받게 되면 보조사업 참여가 원천 금지되고 부정수급액의 5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또 신규 보조사업에 대해 3년마다 지속 여부를 심사하는 일몰제가 도입돼 부정수급이 심각한 사업은 폐지가 추진된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예산ㆍ기금을 재원으로 개인이나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각종 보조금은 올해 예산에 반영된 것만 2,031개(52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구개발 등에 대한 정부출연금 30조9,000억원과 국세감면액 33조원을 포함하면 실제 국고보조금은 100조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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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덩치가 커질 수록 보조금을 곶감 빼먹듯 유용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지급 대상에 대한 타당성이나 중복 여부가 부족한 상태에서 선정되고 한번 결정되면 축소나 폐지하기 어려운 구조 탓이다.

최근 검찰과 경찰은 부당하게 지급ㆍ유용된 국가보조금 3,119억원을 찾아내 관계 기관에 환수토록 조치하고 지난해 12월부터 국가보조금 관련 비리를 집중 단속해 부정 수급자 5,552명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253명을 구속했다.

정부는 보조금 부정수급의 주된 요인을 △총괄 조정기구 및 인프라 부재 △타당성 중복성 검토 불충분 △보조사업자 감시 감독 장치 미작동 △집행ㆍ사후관리 형식적 운영 등으로 분류해 각 원인별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개별적, 일시적으로 부정수급 사례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항구적인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기재부 2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각 부처 1급 간부와 보조금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여하는 ‘국고보조금관리위원회’를 신설해 보조금 사업 전반을 관리하기로 했다.

부정수급 벌칙은 대폭 강화했다. 허위 신청 등을 통해 보조금을 부정수급한 경우 받은 돈의 5배를 내게 하는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고 향후 보조사업 참여를 영구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부정수급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연 1조원 이상의 재정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은 “보조금 개혁 태스크포스(TF)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각 부처별로 부정수급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검경 상시조사 체계를 가동해 단속 및 적발활동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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