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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에 사는 주부 양민정(38·가명)씨는 얼마 전 동네 엄마들과 집 부근 카페에서 점을 봤다. 아직 손이 가는 네 살짜리 아이 때문에 장시간 외출을 피해온 터라 역술인이 직접 온다는 말에 솔깃했다. 넷이 둘러앉은 카페에 나타난 일명 '사주 정 선생'은 예술인 분위기의 40대 중후반 남성. 생시도 없이 생년월일만 묻고는 본인과 가족 일을 줄줄 쏟아내니 여러 입에서 절로 감탄이 나왔다. 양씨는 "'용하다'는 소문과 3만원의 저렴한 복채에 끌렸지만 이 정도면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며 "역술인이 직접 찾아와 점을 봐주는 것도 그렇지만 제대로 하는 게 더 의외"라고 말했다.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쉽게 할 수 없거나 번거로운 일을 대행해주는 출장 서비스가 다양한 형태로 분화,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서비스가 등장해 적당한 가격과 질 높은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훔치기도 한다.
그래도 안방에 앉아 서비스를 받는데 더 비싸지 않을까 싶지만 대체로 에누리 없이 정가에 사는 정도다. 간혹 비싼 출장 서비스도 있지만 의외로 싼 경우가 더 많다. 아무래도 매장이 없어 고정비가 적고 단골·입소문 위주의 장사라 가격경쟁력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렇다 보니 직장인이 비중 큰 고객일 수밖에 없다. 주중에는 직장일에 치이고 주말을 잡일로 보내기에는 아까운 그들이다. 전화 한통에 당장 달려와 시간과 수고를 덜어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빨리 할수록 좋지만 반드시 본인이 아니어도 되는 수고스러운 일을 떠넘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