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승기] 재규어 XJ·XF

XJ, 혁신적 알루미늄 차체에 매혹적 디자인<br>XF, 340마력 넘치는 힘… 코너링·가속력 탁월<br>실연비 7~8㎞ 그쳐 흠

재규어 XF 3.0 SC(왼쪽), XJ 2.0 P LWB(오른쪽)

"혁신적인(Innovative), 매혹적인(Seductive), 성능(Performance)."

지난 7일 남해 일대의 한 식당에서 만난 데이비드 맥킨타이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은 재규어만의 장점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세 단어로 말하면 안되겠냐고 양해를 구한 뒤 이같이 말했다. 혹자는 이 문답이 '맥 빠진다' 할지 모른다. 모든 자동차 업체들이 추구하는 장점을 다 말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올 초 국내에 선보인 '2013 재규어 XJ'와 '2013 재규어 XF'를 번갈아 타며 남해에서 사천까지 왕복 150㎞를 달린 기자는 일면 수긍이 가는 면이 있었다.


우선 '혁신적인'단어가 그랬다. 첫 번째 코스에서 먼저 시승한 XJ는 전장이 5m가 넘는 한눈에 봐도 대형 세단이었다. 하지만 이차에 탑재된 엔진은 2.0ℓ 터보 엔진이었다. 과연 배기량 2,000㏄ 엔진으로 거구를 힘있게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차는 잘나갔다. 엑셀을 꾹 밟았을 때 약간 더디게 반응한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오르막길에서 가속을 할 때도 힘이 부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초경량 알루미늄 설계로 130㎏ 밖에 되지 않는 2.0ℓ 터보 엔진은 최대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4.7㎏ㆍm을 자랑한다. 재규어는 차량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엔진뿐 아니라 차체도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비슷한 차체 크기의 다른 브랜드 대형차보다 150㎏ 정도 덜 나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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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은 비단 주행을 해보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재규어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성 넘치는 외관은 다른 브랜드에서 좀처럼 닮은 꼴을 찾기 힘들었다. 이같이 매혹적인 디자인은 XJ 내부로 들어서면 더욱 와 닿았다. 도어에서부터 차의 대시보드 상단까지 최상급 무늬목이 실내를 감싸고 있었다. 차량 내부에 폭넓게 사용된 천연가죽도 눈길을 끌었다. 호화 요트의 럭셔리한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차량 내부를 구성했다는 재규어 측의 설명이 전혀 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성능'은 두 번째 시승한 차량인 중형 스포츠 세단 XF에 꼭 들어맞는 표현이었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ㆍm의 3.0ℓ 수퍼차저 엔진을 탑재한 XF는 엑셀을 조금만 밟아봐도 강력한 파워를 직감할 수 있었다. 200㎞/h 이상의 속도도 힘에 부치지 않고 무난히 소화해낼 것만 같았다. XF를 타고 코너를 돌거나 가속을 하는 내내 마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XJ는 코너를 돌 때 쏠림 현상이 다소 심한 것이 흠이었다. 남해 도로가 매우 구불구불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40~60㎞/h 속도의 코너링 치고는 좌우측으로 몸이 너무 많이 쏠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비도 다소 부담이 될 듯 보였다. 주행 후 기록된 실연비는 7~8㎞/ℓ였다. 가격은 XJ 2.0 P LWB 1억990만원, XF 3.0 SC 7,620만원.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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