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인정할 만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경제가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되찾아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경기회복 안정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역시 지난 2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 내외에서 5.8%로 대폭 올려잡았다. 내부적으로는 6%대까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실물경제 회복세가 소비와 고용 같은 내수지표와 괴리감을 보이면서 수출경기의 온기가 내수경기로 퍼지지는 못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물가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착화되면서 이에 따른 금리인상으로 자칫 경기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남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재정, 미국의 경제불안 등 대외변수와 세계 경제 회복세 둔화가 점쳐지면서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 수출중심 경기회복세 지속=지난 6월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증가하면서 2009년 3월 이후 15개월째 상승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 산업활동지표인 광공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1.5%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20%대의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광공업 생산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5월 수출이 40.5% 급증하면서 이미 예고된 것으로 주력 수출제품의 상승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실제 무역 부문에서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무역수지는 189억4,000만달러로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6월 무역수지는 74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950년 수출입 통계 작성 이후 월간 최고 흑자를 달성했다. 이 같은 수출중심 경기회복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활동의 3대 부문인 생산과 소비ㆍ투자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선순환 사이클을 회복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을 중심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출중심의 경기회복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 내 6% 성장률 점쳐=이처럼 한국 경제가 급속한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정부 내부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6%대가 가능하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동기 대비 5.8%로 예측했으나 내부적으로는 6%대까지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비록 남유럽발 충격이 가시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5% 내외 성장을 통해 올해 6%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또 다른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외변수가 현재와 같다고 가정하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6%를 넘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상고하저의 숨고르기 예상=하지만 하반기에는 물가불안에 따른 금리인상과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재정 등 글로벌 악재로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는 이미 노출된 재료인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재정이 아직까지 실물경제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지 않지만 하반기에는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우리 경제가 상고하저의 흐름으로 갈 수 있다는 것.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해 중국의 긴축재정이 본격적으로 실물경제에 미치면 투자와 소비 등 내수경기가 악화되고 결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