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작사들 꺼리는 통전망… 공연시장 매출 10분1도 반영 못해

■ 시험가동 1년 분석해보니

"수입 노출땐 세금·투자문제 부담" 참여 저조로 파행 운영

문체부 "하반기 가입 의무화 공연법 개정안 발의 예정"

공연 업계의 정확한 시장 파악 및 정책 구축을 위한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이 시범가동에 들어간 지 1년이 되었다. 14개 국공립 기관의 참여로 통계가 집계되고 있지만, 민간 티켓예매대행사와 공연 기획·제작사의 불참 속에 전체 시장의 10분의 1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연계 기관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4일 시범가동 당시 7개였던 통전망 연계기관은 1년 새 두 배인 14개로 늘어났다. 통전망 인터넷 홈페이지(www.kopis.or.kr)에서는 이들 기관에서 전송한 정보를 바탕으로 공연시장의 월·요일별 총관객과 매출은 물론 장르·공연 별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통전망은 비교적 발 빠르게 수치가 업데이트되는 데다 올해 한 차례 홈페이지 개선을 통해 이용자 접근성을 높였다.


문제는 현재 집계되는 정보가 전체 시장의 10분의 1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전망에 집계된 올 상반기 전체 공연 매출액은 138억 원이다. 반면 공연 예매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인터파크의 지난해 공연부문 티켓 매출은 4,000억 원. 연말이 낀 하반기 매출이 좀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연 매출 절반보다 다소 낮은 1,5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 상반기 매출도 1,500억~2,0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파크를 제외한 다른 예매 대행사의 매출분까지 고려할 때 통전망은 전체 시장의 10%도 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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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공연 통계도 부분 집계만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올 초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 총 관객 수가 1만 3,872명으로 표시돼 있지만, 이는 예술의전당 예매사이트를 통해 표를 산 관객만 집계한 수치일 뿐, 인터파크 등 다른 민간 예매대행사를 통한 판매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민간 참여 확대의 열쇠는 뮤지컬 업계가 쥐고 있다. 뮤지컬이 공연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수 기획사가 통전망의 취지엔 공감하지만 정작 개별 공연의 매출과 관객 수 노출에 민감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연 관련 매출이 100% 공개될 경우 그동안 업계에 만연했던 불투명한 투자 관행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론 업계 정화에 득이 될 수 있겠지만, 정보 공개에 따른 투자 위축 및 수익 노출로 인한 세금 문제 등 단기적인 손실을 우려하는 제작사가 많다"고 밝혔다. 통전망은 업계의 이 같은 우려와 요구를 반영해 개별 공연의 매출액은 따로 집계하지 않고 공연 횟수와 관객 수만 공개하고 있다.

뮤지컬 업계의 통전망 동참 여부는 오는 8월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국뮤지컬협회는 오는 8월 총회에서 통전망 정보제공 동의서 작성을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제작사가 공연 정보 제공 동의서를 작성하면 민간 예매 사업자들이 개별 공연의 관련 통계를 통전망에 전송하게 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인터파크를 비롯한 예매 사업자들도 '제작사의 동의 없이 공연 판매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정보 제공 동의를 선행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제작사의 동참이 결정되면 예매 사업자의 별도 시스템 구축 및 인건비 협상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체부는 공연 관련 단체·기관의 통전망 가입 및 공연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공연법 개정안을 연내 발의할 계획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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