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연례행사로 치부되는 '中企주간'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경인방송 인수전에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정작 중소기업주간행사에는 다소 준비가 소홀했던 것 같군요.”
얼마 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중소기업주간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올해 18회째에 접어든 이번 중소기업주간행사는 어찌 된 일이지 예년과 달리 행사 프로그램들이 하나같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즉 주간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전국 중소기업인 대회’에는 지난해와 달리 총리가 참석,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그외 대부분의 행사가 중소기업 관련 설명회나 포럼ㆍ심포지엄 정도를 한데 모아놓은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참여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의지를 강하게 천명, 중소기업인들의 사기를 크게 북돋워줬다는 점에 비춰 올 행사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은 중소기업인들은 받고 있다.
또 눈에 띌 만한 그 어떤 기획과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행사 준비를 담당한 중앙회의 한 직원도 “나름대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들을 했지만 매년 해오던 행사라서 밖에서 볼 때는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라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행사 프로그램에 차별성이 없다면 최소한 성의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이번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도 동행하고 있는 김용구 회장은 비록 12일 저녁 귀국할 예정이지만 1년에 한번 열리는 ‘중소기업인들의 최대 축제’를 앞두고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많은 중소기업인들은 이 행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특히나 경인방송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중앙회 사업은 뒷전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중앙회가 비록 방송사업이 실패로 끝났지만 이제는 본업에 보다 충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뤄진 조직 개편을 두고도 김 회장이 내년도 회장 선거를 앞두고 ‘연임을 위한 친정체제 구축’에 나선 게 아니냐는 루머까지 도는 상황에서 다시금 본인과 조직을 추스르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입력시간 : 2006/05/11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