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법정관리 신청의 여파로 1차 협력업체 한곳이 부도를 맞는 등 협력사들의 연쇄부도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이달 말까지 1차 협력업체 6~7곳이 추가 부도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에 납품해온 연매출 80억원 규모의 D사는 이날 만기 도래한 6억원의 어음대금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1차 협력사가 부도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에서 플라스틱 사출제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지난 1월 말 쌍용차로부터 받은 어음 17억원의 결제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날 2ㆍ3차 협력업체에 발행한 어음 만기까지 도래하며 결국 부도 처리됐다. D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은행에서 어음할인을 받은 대금을 2월 초에 간신히 막았다”며 “당시 가용자금을 모두 동원하는 바람에 추가로 결제할 자금이 바닥나버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쌍용차 협력업체들의 어음 만기가 줄줄이 닥쳐오는 만큼 줄부도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협력업체로 구성된 협동회 사무총장인 최병훈 네오텍 대표는 “협력업체들이 지난달 29일 만기가 돌아온 금액 중 50억여원을 은행에서 대환대출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체자금으로 조달하다 보니 유동성이 떨어지는 업체는 결국 문을 닫는 사태가 속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로부터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1차 협력사들은 현재 2ㆍ3차 협력사에 변제할 결제대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사실상 부도 처리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이날 협력사 부도사태로 부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한때 조업을 중단하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D사 부도로 부품을 공급 받지 못해 평택3공장의 카이런과 액티언 생산라인이 3시간가량 멈춰 섰다”며 “재고 확보에 힘쓰고 있지만 대체기업 확보에만도 6개월 정도가 걸려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협동회채권단(가칭)은 11일 쌍용차 법정관리인과 상견례를 갖고 산업은행 등에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지식경제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