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슈 in 마켓] 국민연금 해외·대체투자 늘린다는데…

해외사무소 확대·인력 보강이 우선

■ 서울경제신문 기금운용본부 컨설팅 보고서 입수

아시아·중동지역에 사무소 신설하고 현지화 필요

사후관리 등 전문성 갖춘 대체투자 인재도 늘려야


국민연금이 해외·대체투자 증가에 대비해 해외사무소를 확대하고 관련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이 10일 단독으로 입수한 삼정KPMG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효율적인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를 위해 해외조직과 관련 인력을 우선적으로 보강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삼정KPMG에 기금운용본부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해 최근 결과를 받았다. 보고서는 우선 현재 뉴욕과 런던 단 2곳에 불과한 해외사무소를 아시아·중동 지역으로 확대하고 해외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무소를 법인화해야 현지에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위해 현재 해외·대체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을 두 배가량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네트워크 혁신적으로 확대해야=국민연금은 지난 2011년 뉴욕에 사무소를 연 데 이어 2012년에는 런던에 사무소를 개설해 총 2곳의 해외사무소를 운용하고 있다. 뉴욕에는 5명, 런던에는 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인력(183명)의 5%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모두 한국인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720억달러(약 73조원)로 국민연금(430조원)의 6분의1에도 못 미치는 한국투자공사(KIC)에 비해서도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KIC는 현재 뉴욕에 12명, 런던에 9명의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연기금이나 국부펀드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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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규모가 약 845조원인 노르웨이 연기금(GPF)의 자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투자관리청(NBIM)의 경우 뉴욕·런던·상하이·싱가포르에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근무인력은 뉴욕 30명, 런던 46명, 상하이 7명, 싱가포르 15명으로 전체 인력(336명)의 30%에 달한다. 뉴욕 사무소는 미국교원퇴직연금기금(TIAACREF)와 조인트벤처로 부동산에 투자해 성과를 내고 있고 런던은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상하이는 한국·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아시아시장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캐나다연금운용위원회(CPPIB)도 지난 2008년 런던과 홍콩에 지사를 설립했다. 런던에는 51명이 근무하면서 런던을 거점으로 유럽의 주식·채권·부동산 투자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홍콩 지사에는 32명의 인력이 주식·채권과 함께 아시아 주요 도시의 부동산에 투자를 강화하는 등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과 브라질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주식과 채권투자는 해외 사무소가 꼭 필요하지 않지만 대체투자는 현지 지역의 네트워크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사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민연금의 자산규모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해외 인력을 지금 인원의 최소 10배 이상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직접 운용을 위해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사무소는 해외에서 영업활동을 할 수 없어 업무연락·시장조사·연구개발활동 등 비영업적인 기능만 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현지 법인화를 통해 직접 운용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성 필요한 대체투자 인력도 늘려야=대체투자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규모는 4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해외와 국내를 합쳐 전체 대체투자 인력은 40명이 채 안 된다. 국내 한 연기금의 대체투자 본부장을 지낸 바 있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체투자는 개별성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 검토 시간이 최소 1~3개월에서 최대 5~6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특히 부동산, 인프라, 사모투자펀드(PEF), 해외자원, 헤지펀드 등 분야별로 요구되는 전문 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성이 있는 실무자들을 따로 운영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식의 경우 1,000억원을 운용하든, 1조원을 운용하든 운용 행위는 동일하고 주가 하락시 매도가 가능하지만 대체투자는 유동성이 없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 완료 시점까지 끊임없이 사후관리 할 수 있는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인 운용역도 확대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기금규모는 오는 2020년 현재의 2배인 84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3년까지는 기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고 2,561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기금규모 증가에 따라 2017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적정 인력은 현재의 두 배인 398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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