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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등굣길 '신종플루 감염 체크' 첫날
2,000명 측정에 40분"매일 어떻게…" 감염자 없자 "휴"… 지침 제대로 전달 안돼 일부선 체온 안재기도 安 장관 "환자 생겼다고 무조건 휴교는 곤란"
성행경 기자 saint@sed.co.kr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전국의 모든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매일 아침 등교 학생들의 발열 상태를 확인하기로 한 첫날인 27일 서울시내 각급 학교에서는 아침부터 체온을 재기 위해 길게 늘어선 학생들로 진풍경이 연출됐다. 대부분의 학교가 정부 지침에 따라 등굣길에 체온을 체크했지만 지침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아 체온을 재지 않은 학교도 많아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에 있는 신용산초등학교에서는 일곱 군데에서 마스크를 쓴 14명의 교사가 전자체온계를 들고 일일이 학생들의 체온을 쟀다. 등교시간인 오전8시20분이 가까워지면서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나자 교사들은 학생들을 두 줄로 세워 체온을 잰 뒤 학교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모두 2,042명. 등교 학생들의 체온을 모두 재는 데는 40여분이 걸렸다. 다행히 이 학교 학생 중 신종플루 환자로 의심할 수 있는 체온 37.8도를 넘는 학생은 한명도 없었다. 학교의 한 관계자는 "어제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에 따라 체온계를 추가로 구입했다"면서 "개인별로 손수건과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전달했는데 개인 손 세정제까지 갖고 오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침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아 체온 확인을 하지 않은 학교도 많았다. 서울 강남구와 은평구의 고교 2곳과 강북구의 중학교 1곳, 송파구ㆍ성북구의 초등학교 2곳에서는 학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정부 지침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보건교사는 "1,500~2,000명에 이르는 전교생을 상대로 매일 아침 체온 확인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아이들을 모두 접촉하면서 체온을 재다 보면 오히려 감염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교총은 학교 현장에 적합한 예방대책으로 ▦귀체온계 및 위생물품 보급 확대 ▦학부모 등 지역사회의 자원봉사 동참 ▦보건교사 미배치 학교에 인턴교사 배치 등을 제시했다. 교총은 특히 신종플루 사각지대인 학원에 대해서도 교과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신종플루 예방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선 학교의 신중한 대처를 주문했다. 안 장관은 "신종플루는 감염이 빠르지만 치사율은 낮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휴교나 개학 연기에 따른 수업 결손 보충대책을 마련하고 가을 수학여행이나 소풍ㆍ운동회 등 단체행사를 가급적 자제해 학생 건강을 우선적으로 챙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과부는 일선 학교들이 손 세척제와 체온계 등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에 추가재정 지원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은 5억원의 예비비를 긴급 편성해 일선 학교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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