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지분 매입에 대응해 범 `현대가(家)`를 통해 우호지분을 강화하는 등 경영권 방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고 정몽헌 회장이 거느렸던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는 13일 자기주식 50만주중 43만주를 장외거래를 통해 우호주주인 범 현대가의 5개사에 처분했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주식을 매입한 곳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 계열인 현대시멘트
▲정몽헌 회장의 형 정몽근씨가 회장으로 있는 현대백화점 계열사
▲정 명예회장의 매제인 김영주 명예회장의 한국프렌지 등이다. 이들 계열사는 자사주 외에도 일부 물량을 시장에서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의 우호지분은 28.0%에서 35.6%로 늘어났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대주주인 김문희(정몽헌회장의 장모ㆍ18.6%)를 비롯해 현대종합상사ㆍ현대증권ㆍ현대중공업ㆍ우리사주 등 37.4%의 우호지분을 갖고 있으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은 28.0%에 불과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외국인 지분은 정 회장의 사후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이날 장마감후 11.21%까지 치솟았다. 외국인들은 또 현대상선 주식도 이틀새 31만여주를 매수하는 등 그룹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 확보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